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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AI 칩 재공급”…엔비디아, 공급망 박람회서 전략 강조
IT/바이오

“중국에 AI 칩 재공급”…엔비디아, 공급망 박람회서 전략 강조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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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AI 반도체 기술이 미중 무역경쟁의 무대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 내 반도체 공급망 박람회에서 자사 AI 칩 H20의 공급 재개 방침을 공식화하며, 업계는 AI 반도체 시장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에 참석, 직접 중국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며 자사 전략을 부각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중국의 수요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는 AI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현장에는 엔비디아 로봇 훈련 플랫폼을 활용한 갤봇 ‘G1’,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 2.0’ 등 혁신 로봇이 다수 전시됐다. 또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저전력 GPU ‘RTX 프로’ 등 신제품도 선보이며 중국 기술기업 및 이용자와의 협업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엔비디아가 H20 칩 실물을 전시하지 않은 점은 미중 정부 간 기술 규제 절충과 공급 허용 범위의 불확실성을 방증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H20 칩은 병렬 연산, 고효율 그래픽 처리 및 AI 학습 최적화에 특화돼 있다.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를 반영해 글로벌 최고사양보다는 중국용 버전에서 일부 성능이 완화됐지만, 연산 효율이나 소프트웨어 호환성에서는 유사 제품 대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중국 내 AI 스타트업과 클라우드 업체의 자체 AI 모델 개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엔비디아 칩 공급이 재개될 경우 로컬 생태계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와의 직접 경쟁자인 AMD, 인텔은 아직 중국 맞춤형 AI 반도체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의 장기적인 기술 견제와 중국의 자체 반도체 육성정책이 맞물리며, 현지 유수 업체들과 엔비디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주목 받고 있다. 일본, 유럽에서도 유사한 수출통제가 논의되는 만큼, 향후 각국 AI칩 생태계 주도권 다툼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대중 기술 수출 규제 정책과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화 추진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AI 핵심 반도체와 관련 소프트웨어의 수출 허가 절차와 중국 내 지재권·데이터 규제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내 AI 생태계에 대한 과학기술부·산업정보화부 등 정책기관의 지원 기조와, 미국 상무부의 추가 규제 검토 등 국제적 환경 변화 역시 시장 변동성의 요인으로 꼽힌다.

 

젠슨 황 CEO는 현장 축사와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진원지이며, 중국의 공급망 생태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AI 칩 공급 재개를 계기로 엔비디아와 중국 개발자, 기업 간 장기적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공급 재개가 전 세계 AI 반도체 공급망 지형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의 공급 속도와 정책·시장 구조 전환의 균형이 향후 성공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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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젠슨황#중국공급망박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