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11분33초90 질주”…오세범, 세계선수권 도전→39위 완주 면모
바다의 열기와 맞설 수밖에 없던 오후, 오세범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물살을 가르며 긴 여정을 소화했다. 센토사섬 해안을 따라 이어진 긴장감 어린 레이스에서 그는 마지막까지 팔을 뻗었고, 2시간11분33초9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등 뒤에는 이날 완주에 실패한 동료 박재훈의 빈자리도 함께 묻어났다.
2025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 오픈워터스위밍 남자 10㎞ 경기는 시작 전부터 순탄치 않았다. 경기장 수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려 5시간 30분이나 연기된 끝에 치러졌고, 선수들은 예정보다 뜨거운 오후 날씨와 뒤섞인 바람 속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야 했다. 오세범은 경기 내내 중위권을 유지했으며, 마라톤에 버금가는 체력과 집중력으로 62명 중 39위에 오르며 묵직한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정상 등극은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플로리안 벨브로크가 차지했다. 벨브로크는 1시간59분55초50으로 세계선수권 7번째 금메달을 거머쥐며 빛나는 유산을 덧썼다. 반면 오세범은 이번 상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현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번 세계수영선수권 오픈워터스위밍은 최장거리 25㎞ 종목이 폐지되며 분명한 변화를 맞았다. 새롭게 도입된 녹아웃 스프린트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오세범과 박재훈은 남자 5㎞, 혼성 6㎞, 그리고 3㎞ 녹아웃 스프린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녹아웃 스프린트는 라운드마다 선수들이 절반씩 줄어드는 방식으로, 예선 1.5㎞, 준결승 1㎞, 결승 500m에 걸쳐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숨 막히는 오후, 오세범이 남긴 흔적은 어딘가 소박하고 묵직하게 남아 있었다. 늘 시간과 맞서온 그의 기록은 속도가 아니라 도전의 의미를 말하고 있었다. 2025 세계수영선수권 오픈워터스위밍 남자 5㎞, 혼성 6㎞, 3㎞ 녹아웃 스프린트 경기는 7월 18일부터 20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