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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 한옥마을이 더 가까워진다”…전주 실내 문화 명소로 걷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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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 한옥마을이 더 가까워진다”…전주 실내 문화 명소로 걷는 하루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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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주에서는 비 오는 날 실내 문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흐린 날 외출이 번거롭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전통 건축과 문화 공간에서의 조용한 시간이 전주의 또 다른 풍경이 되고 있다.  

17일 오전 전주시는 23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공기와 함께 하루 종일 이어지는 비 소식이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수량은 14mm, 습도는 무려 95%에 달해 외부 활동에는 다소 불편함이 따르는 날씨다. 강수 확률이 오후 내내 80%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 우산을 든 인파 대신 문화 공간을 찾는 발길이 보인다.  

현지에서는 경기전이 잦은 비와 함께 더욱 빛을 발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고즈넉한 처마 아래서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 받는다”고 한 방문객은 표현했다. 경기전 일대는 넓은 돌길과 고건축물이 빗길 산책에 운치를 더한다. 실내 관람이 가능한 어진박물관 역시 인근에 있어 한옥마을에 들른 이들에게 여유로운 순환 동선을 제공한다.  

한벽문화관과 국립무형유산원도 대표적인 실내 명소로 꼽힌다. 전주한벽문화관은 전시실과 한옥 기반 공연장이 주는 따뜻함, 그리고 한지나 다도 같은 한국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립무형유산원은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상설 전시와 어린이 체험존까지 갖추고 있어 하루 종일 머물기에 손색이 없다.  

“장마철이라고 해서 집에만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빗소리와 어울리는 한옥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특별하게 느껴져요.” 전주향교, 완산선비문화관 같은 역사 체험 공간도 실내 전시와 전통건축 관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교육 목적의 나들이로 많이 찾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비 오는 도시에선 오히려 실내 공간의 감도가 높아진다”며, “특히 한옥은 대청마루에 앉아 자연을 감상하는 문자 그대로의 ‘쉼’이 살아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우비 입고 한옥마을 산책하다가 따스한 실내 전시실로 들어오면, 마치 두 개의 전주를 모두 경험한 듯하다”는 공감도 이어진다.  

실제로 비가 잦은 여름, 전주 곳곳의 전통문화 실내 공간은 나만의 속도로 걷고 머무는 경험을 제공한다. 흐린 날씨가 전통 도시의 품을 더욱 가깝게 만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경기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경기전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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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경기전#국립무형유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