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mRNA 백신 임상 착수”…아이진 컨소시엄, 경쟁력 입증 주목
mRNA 기반 차세대 백신 기술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아이진 컨소시엄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 백신 ‘BMI2012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최근 제출했다. 이번 추진은 질병관리청 주관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성과로, 후속 비임상 결과에서 기존 백신 대비 동등하거나 우수한 면역원성과 방어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임상 진입을 ‘국산 mRNA 백신 기술 독립’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이진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BMI2012주는 mRNA 기술과 자가증폭 RNA 플랫폼, 차세대 LNP(지질나노입자) 전달체 등 복수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백신 후보물질이다. 비임상 단계 동물실험에서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동등 또는 그 이상 면역 활성도를 보였고, 바이러스 공격 실험에서도 우수한 방어 효능이 입증됐다고 연구진은 밝힌다. 특히 이번 백신 개발은 FTO(자유실시권) 분석을 사전에 완료해 특허 분쟁 위험을 최소화했다. FTO 분석이란 개발 중인 물질이 기존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제품화·출시될 수 있음을 검증하는 절차로, 국산 백신 상용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밑거름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의 핵심 역할 분담도 눈길을 끈다. 아이진은 mRNA 백신 시제품 생산과 CMC(화학·제조·품질), 독성·효능 평가를, 한국비엠아이는 임상 주관과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을, 마이크로유니는 별도 고가의 캡(cap)이나 변형 UTP가 필요없는 자가증폭 RNA 플랫폼을, 메디치바이오는 안전성과 전달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LNP 연구, 알엔에이진은 백신 항원 설계에 특화돼 있다. 이러한 협력 체계 덕분에 mRNA 항원량을 줄이면서도 효과를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차세대 백신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임상 1상은 19세 이상 55세 이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을 집중 평가한다. 69명의 피험자가 저용량, 중용량, 고용량별 시험군에 무작위 배정돼 백신의 용량별 반응 차이와 최적 용량군이 탐색될 예정이다. 임상 설계는 위약 대조, 눈가림 방식이며, 데이터 안전성 심도 평가를 거쳐 2상 돌입 및 상용화 일정 결정에 반영한다. 시험군에는 1회 근육주사 후 28일까지 면역 반응과 안전성을 1차 분석하고, 52주간 추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글로벌 기준으로 mRNA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등의 제품이 2020년 상용화된 바 있으나, 이번 BMI2012주처럼 자가증폭 RNA와 특허 분쟁 리스크를 사전 관리한 국산 신기술 백신 임상은 국내 최초 사례에 해당한다. 기존 mRNA 백신과 비교해 항원량 감소, 제조 효율 증가, 특허 자유도 보장 등에서 경쟁 우위가 기대된다. 국내 뿐 아니라, 각국이 자국 생산 기반 백신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국제적 흐름과도 발맞추고 있다.
정책 차원에서도 규제·특허 환경이 변곡점으로 작용한다. 식약처 임상 승인은 개발 속도를 좌우하며, FTO 확보로 백신 상용화의 제약 요인 일부가 해소되는 효과도 있다.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가 mRNA 플랫폼을 신약·백신 시장에 광범위히 확대 적용하는 상황 또한 국내 기술력의 본격적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BMI2012주 임상 진입이 국내 mRNA 백신 기술의 질적 도약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