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습하다가 폭염으로”…인천, 장마 끝자락에서 본격 더위로 전환
요즘 인천 사람들 사이에선 “오늘 우산 챙겼어?”란 인사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여름 한복판, 며칠째 이어지는 흐린 하늘과 무거운 공기에 일상마저 축축해진 느낌이다. 누군가는 비 내리는 창가에 멈춰 섰고, 또 누군가는 습한 바람에 한숨부터 새어 나왔다. 예전에는 여름이면 맑고 뜨거운 날씨를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는 흐림과 소나기 속에서 본격적인 폭염을 기다리고 있는 풍경이 일상이 됐다.
실제로 인천의 7월 15일부터 25일까지는 흐림, 소나기, 뇌우, 습함 그리고 갑작스러운 더위가 복합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15~17일은 연달아 흐린 하늘과 소나기, 뇌우가 예보됐고, 18일부터는 구름 사이 햇살이 고개를 들며 낮 기온이 점차 오를 전망이다. 20일에는 낮 최고 31도를 찍는 한여름 더위가 예고돼 있다. 21일 이후에는 맑고 흐림이 뒤섞인 채 33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습도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23일과 25일엔 일부 지역에 뇌우도 남아 있어, 갑작스런 비로 옷이 젖는 경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은 올해도 평년보다 많은 습도와 간헐적 강수가 이어진 후 7월 중하순부터 최고기온이 꾸준히 오르는 흐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인천은 해풍의 영향으로 습도가 더 높아 체감 더위가 큰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장마 끝자락과 본격 폭염이 교차하는 구간’이라 부른다. 한 기상 전문가는 “흐리고 습한 장마가 끝난 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무더위에 방심하기 쉽다”며 “실외 활동 전엔 반드시 최신 예보를 확인하고, 높은 습도 속 충분한 수분 섭취와 환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아직 에어컨을 꺼내지 못했는데 금방 더워진다”, “빨래가 마르지 않아 집 안에 습기가 가득하다”, “장마 끝나면 곧 폭염이라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다양한 반응이 올라온다. 우산과 선풍기를 번갈아 챙기며 여름 한 철을 살아내는 풍경이 자연스러워졌다.
기후 변화가 만든 이런 여름의 온도 변화는 단지 날씨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의 일상의 리듬과 컨디션, 작은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마도, 폭염도, 그 사이 흐린 하늘마저도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계절의 리듬. 작고 사소한 날씨 변화이지만, 인천의 여름은 그 안에서 조금씩 다른 여유와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