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치사 항암제로 돌파구”…현대약품, 신약 R&D 선두에 나선다
합성치사 기반 혁신 항암제 개발이 국내 신약 산업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17일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항암제 'USP1 저해제'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주관의 신약 연구개발(R&D) 생태계 구축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국내 항암 신약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USP1 저해제는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혁신적 치료 전략으로, 암세포 내 DNA 손상 복구 경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암세포만을 표적 사멸시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 환자에게 효과가 기대돼, 차세대 표적항암제 시장 진입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약품은 수년간 축적한 분자생물학·화합물 라이브러리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작용 기전과 효능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이로 인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 피해를 최소화하고, 치료효과 지속성 면에서 업계 평균을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USP1 저해제는 난치암 및 재발암 환자에서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 대응이 가능한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특히 유전적 변이나 DNA 복구 결함이 확인된 환자 집단에서 타깃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 우위가 부각된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유사 기전을 적용한 신약 연구가 활발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임상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만큼, 국내 개발 성과의 상업적 확장성도 주목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생태계 강화를 목표로, 2021년부터 10년간 정부 부처가 협업하는 대형 R&D 프로젝트다. 이번 과제 선정으로 현대약품은 신약 개발 전주기를 아우르는 지원과 네트워크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합성치사 기반 항암제의 임상 적용이 가시화될수록 한국 제약 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규제 당국의 임상 자료 기준 강화, 데이터 신뢰성 확보, 글로벌 인증 절차 대응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고 봤다. 산업계는 궁극적으로 혁신 항암제가 실제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