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서영 22점 강타”…IBK기업은행, 도로공사 제압→9년 만에 컵대회 우승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을 가득 채운 환호 속, IBK기업은행이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에 올랐다. 힘겨운 접전 끝에 벤치와 관중석이 모두 숨을 죽였고, 끝내 육서영이 22점 맹공을 펼치며 감격의 우승을 완성했다. 선수들은 서로를 끌어안았고,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결승전을 마주했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세트스코어 3-1(20-25 25-22 25-15 25-23)로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를 제압했다. 초반 흐름은 한국도로공사에게 있었다. 김세인이 1세트에만 10득점, 강소휘가 6점을 보태며 팀에 리드를 안겼고, 1세트를 도로공사가 가져가며 빠른 분위기 전환을 예고했다.

이어 IBK기업은행은 2세트부터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수민의 연속 3득점, 이주아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 최정민의 빠른 침투, 그리고 육서영의 직선 강타가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IBK기업은행은 15-17로 뒤진 상황에서 집중력을 앞세운 5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김세인의 공격 범실과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가 더해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는 IBK기업은행의 주도권이 완연했다. 육서영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며 기세를 올렸고, 김하경의 날카로운 서브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이주아는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1-12까지 간격을 벌렸다. 도로공사는 강소휘와 김세인이 분투했지만 역전을 허용할 틈이 보이지 않았다.
4세트 도로공사가 12-11에서 5연속 점수를 내며 마지막 끈을 잡으려 했으나, IBK기업은행의 뒷심은 더 강했다. 최정민, 이주아, 육서영이 교대로 득점포를 가동했고, 24-23 매치포인트에서 도로공사 김세인의 공격이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끝내 IBK기업은행이 승리를 품었다.
IBK기업은행은 준결승부터 결승까지 4전 전승을 기록, 2016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팀 통산 4번째 우승의 감격이었다. 도로공사는 김세인(23점)과 강소휘(18점)이 합계 41점을 올리며 마지막까지 투혼을 쏟았지만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임명옥은 새롭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친정팀을 상대로 안정적인 리시브를 선보이며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개막 전 최고의 분위기를 마련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층 높였다. 도로공사 역시 값진 성장과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잔잔한 박수 소리와 코트에 남은 땀방울, 감정의 교차점을 안은 선수들의 얼굴.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펼쳐진 치열한 대결은 배구팬들에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순간을 안겼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의 모든 기록은 9월 28일 현장에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