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익명 정자기증”…SNS 통한 출산 논란 → 바이오 윤리·제도 경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한 비공식 정자 기증 사례가 늘면서 바이오윤리와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 여성 로라 콜드먼은 소셜미디어의 ‘무료 정자 기증 그룹’에서 익명 기증자를 찾아 출산했으나, 출생한 아이가 발달지연을 겪으면서 비공식 기증의 심각한 위험성을 지적했다. 정자 기증과 같은 생식 세포의 유통이 플랫폼 기반 사회로 확장되는 가운데, 공식 의료기관의 관리와 달리 유전적 질환, 가족력 등 중요한 의료정보 공개와 검증이 부재해 산업·사회적 파장이 우려된다.
2020년 로라 콜드먼이 SNS 커뮤니티를 통해 비공식 기증자로부터 임신해 2022년 아들을 낳은 사례는, 플랫폼 기반 바이오 서비스가 관리체계 밖에서 발생할 때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보여준다. 해당 아이는 언어 발달 지연 등 신경발달 장애를 보여 현재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다. 콜드먼은 기증자의 신원·의료기록·유전질환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익명성이 악용될 위험까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비공식 경로로 기증받은 정자에도 가족력, 범죄이력, 정신질환 등이 사전 파악될 수 없어, 건강권과 어린이 복지 차원에서 심각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식 의료기관을 통한 정자 기증은 영국 인간수정배아관리청(HFEA) 관리 하에 엄격한 신원확인과 의료 심사를 거쳐 이뤄진다. 반면 SNS·커뮤니티 기반 비공식 기증은 관련 법적 규정과 윤리적 심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기증자가 법적 친부로 간주돼 양육비 등 민사적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바이오 서비스 전반에 적용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 매칭·의학적 정보 공유 등 디지털 바이오 산업의 확장에 따라 더욱 복잡한 사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식·비공식 정자 기증의 경계가 흐려짐에 따라 미국·호주 등 주요국은 기증자의 신원 공개 의무화·의료정보 기록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디지털 헬스·바이오 서비스 품질과 윤리 기준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플랫폼 기반 바이오 서비스의 관리체계 확립, 기증자 및 수혜자에 대한 의료·법률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바이오디지털 시대 생식 세포 유통·관리의 제도적 공백, 그리고 생명윤리 사각지대의 경고 신호로 보고 있다. “기술과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의성 뒤에 생명·의료정보 관리, 윤리 기준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술 혁신보다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바이오 헬스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