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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상 잔혹한 선택의 끝”…꼬꼬무, 100억대 부모 살해 패륜→30년 후 반성 없는 인간성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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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상 잔혹한 선택의 끝”…꼬꼬무, 100억대 부모 살해 패륜→30년 후 반성 없는 인간성 충격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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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저녁을 수놓던 강남의 저택에 들이닥친 참혹한 비극,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속 이야기꾼들은 박한상이라는 이름에 담긴 세월의 무게를 따라간다. 뿌리 깊은 가족 갈등과 물질적 허무함이 엉켜 만든 비극, 그 안에 숨은 진짜 상처가 30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다. 부모의 기대와 애정에 조용히 균열이 번지던 그 집은, 탐욕과 배신이 교차하는 순간 충격의 중심이 됐다.

 

서울 강남의 한 저택. 1994년 5월 19일 새벽, 100억 자산가 부부가 각각 40여 차례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다름 아닌 장남 박한상, 23세의 혈기 어린 그는 알몸에 시트를 두른 채, 잠든 부모를 무참하게 찔러졌다. 미국 유학 중 3,700만 원 도박빚에 허우적대던 그는 부모가 더는 빚을 감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유산을 노리고 범죄를 꼼꼼히 계획했다. 등산용 칼과 휘발유를 준비하고 치밀하게 욕망을 키운 박한상. 피비린내 나는 새벽, 그는 부모를 살해하고 샤워로 혈흔을, 방화로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패륜아! 100억대 자산가 부모님 살해한 이유' 영상 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패륜아! 100억대 자산가 부모님 살해한 이유' 영상 캡처

그러나 아버지 박순태의 마지막 저항은 발목에 남은 잇자국과 머리칼에 스민 혈흔으로 진실을 끌어올렸다. 경찰은 처음에는 방화 사고로 오인했지만, 진실의 단서는 부검과 간호사의 증언에서 터져 나왔다.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던 박한상은 친구에겐 사업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겐 웃음을 보였고, 발목 상처와 머리 혈흔이 그의 거짓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결국 6일 만에 자백하며 체포됐다.

 

재판 내내 박한상은 끝내 반성을 보이지 않았다. 변호사 황산성이 스스로 사임했을 만큼,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친구에게까지 누명을 씌웠다. 김황식 판사는 "사형을 피할 명분이란 부모가 아들의 생명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희박한 추론뿐"이라고 전했다. 오늘날 54세가 된 박한상은 사형수로 복역 중이지만,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로 교화위원조차 등을 돌렸다. 상담을 맡았던 양순자는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고, 실제로 그는 다른 수형자들에게 재산 처리 방법만을 묻고 다녔다.

 

꼬꼬무는 이 비극을 단순한 공포를 넘어, 90년대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물질만능주의와 가부장적 가족 구조의 허상을 고발한다. 부모의 무조건적 지원과 그에 따른 자녀의 일탈,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탕진된 신뢰와 가치관의 균열, 방송을 통해 펼쳐지는 복합적인 내면 드라마는 지금 시대의 교육 현실과도 궤를 같이한다. 박한상은 미국 도박, 유흥, 사채와 번번한 귀국, 부모의 좌절과 냉대, 차남의 성공이 뒤엉킨 어둠 속에서 파국을 준비했다. 심지어 그는 "미국 영화를 보고 살인 방법을 배웠다"고 진술, 사회 전반에 폭력적 영상 매체의 영향이라는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괴물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업, 불량 친구들과의 방황, 오렌지족 아지트에서의 허영, 대학과 군생활 모두 부모의 재력에 기댄 곁길이었다. 마지막엔 "호적 파라"는 아버지의 냉대에, 그 모든 억눌린 적개심과 광기, 사랑이라는 이름의 무관심이 먼지 덩어리처럼 터져나왔다. 이야기꾼들은 박한상 사건을 통해 단 한 번도 순조롭지 않았던 한 가족의 파탄을 증언하고, 충격의 잔해 위에 남겨진 사회적 자화상을 거울 삼아 성찰한다.

 

사건 이후 대한민국은 외화 심의, 영상매체 규제 강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30년이 지나도 식지 않는 문제의식은 진정한 부모 자식 관계란 무엇이고, 물질과 정신의 균형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오늘날 여전히 이어지는 질문을 던진다. 부유한 환경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뼈아픈 메시지, 가혹한 결말에 감춰진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방송 전부터 긴 여운을 남긴다.

 

범죄의 잔혹성 너머, 냉혹함과 허위, 그리고 반성 없는 인간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하늘을 가른다. 꼬꼬무의 이야기꾼들은 박한상의 성장 과정과 심리, 가족 구조를 추적하며 진정한 인간성과 사랑, 그리고 보호받지 못한 아이의 내면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이 참상이 오늘, 그리고 내일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 사회를 경악시킨 강남 패륜 존속살해의 전말과 그 후일담은 21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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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상#꼬리에꼬리를무는그날이야기#강남존속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