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부부의 철학, 뜨거운 여름 서사”…정호진·박미향, 생명의 밭→런웨이 무대에서 번지는 용기
푸른 속리산을 품은 작은 집에는 계절의 빛과 하루의 온기가 깃든다. ‘인간극장’을 통해 공개된 정호진과 박미향 부부의 일상은 서로 다른 꿈과 땀, 그리고 오랜 연대가 엮여 만들어낸 특별한 여름의 풍경이었다. 바람 부는 논밭에서 풀 한 포기에도 생명의 가치를 배우는 농부 정호진, 생활에 잔상을 더하는 구멍 난 옷과 버려진 물건에도 아낌없이 애정을 붙이는 그의 손길은 자연을 향한 깊은 경외감을 전한다.
아내 박미향은 햇살 머금은 매실과 딸기를 담아온 밭에서 식탁을 가꾼다. 동시에, 늦은 나이에 이뤄낸 런웨이 위 모델의 꿈은 무거운 일상과 고단한 여정 속에서도 더 빛난 용기의 기록이었다. 상주에서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통학, 힘든 학업과 무대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건 남편 정호진의 따스한 말 한마디와 그가 건네는 긍정의 눈빛이었다. 모델학과 강의실과 패션쇼 현장에 선 날, 박미향의 미소는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환희로 가득 찼다.

부부는 삶을 배움의 연속으로 여기며, 질문이 많은 학생들과 흙을 만지고 함께 식사를 나누는 순간마다 커다란 깨달음을 전한다. 돌아온 한국에서 차린 식탁, 가족 모두가 둘러앉는 저녁 식사는 오랜 세월의 노력이 빚은 작은 축제였다. 과거 인도와 말라위에서 보낸 시간은 현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사랑스러운 자녀들의 방문, 부부가 함께 새긴 나무위 이름, 그리고 이웃과의 교류까지, 이 모든 장면은 각자 다른 자리에서 서로를 지지하는 세월의 응원이었다.
박미향과 정호진의 요란하지 않은 하루는 서로의 철학을 존중하며 자란 나무처럼 깊고 단단했다. 자연을 닮은 손길과 무대 위 당당한 발걸음, 그 사이에서 나눠지는 온기와 희망은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도 오래도록 울림을 남겼다. 뜨거운 계절의 페이지마다, 두 사람 곁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었다.
정호진과 박미향, 농부와 모델로 살아가는 이들의 잎사귀 무늬 같은 일상은 창밖 여름처럼 작은 울림과 단단한 용기를 남겼다. 매일 아침 7시 50분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을 통해 이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시청자 곁에 조용히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