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소프트웨어 첫 허가”…식약처, 6월 의료제품 101건 승인
정서장애 치료를 위한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가 공식 허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한 달간 의료제품 101개 품목을 신규 허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반기 월평균(117개)보다 다소 낮은 규모이지만, 의료기기·의약품 등 신기술 제품이 독자적 경쟁력을 확인했다. 특히 우울장애 환자 대상 증상 개선 소프트웨어인 ‘Bluekare-T’(블루케어-티)는 국내 최초 정서장애 치료 소프트웨어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적인 진입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허가를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6월 허가 의료제품은 의약품 30개, 의료기기 68개, 의약외품 3개 등으로 집계된다. 희귀의약품 부문에서는 성분명 레포트렉티닙 기반의 비소세포폐암·고형암 치료제 ‘옥타이로캡슐 40밀리그램’과 ‘옥타이로캡슐 160밀리그램’이 승인을 받았다. 이들 항암제는 국내 치료 옵션을 확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신약 트렌드와의 접점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서장애 치료용 소프트웨어 ‘Bluekare-T’의 원리는 환자가 진단·처방받은 뒤 스마트기기 앱에서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구조다. 게임형 과제, 심리상담 알고리즘 등 비대면 요소가 기존 면대면 상담의 한계를 보완한다. 국내 디지털 치료제(SaMD·의료기기 SW) 허가 사례가 희귀한 현실에서, 이번 허가는 임상적 근거와 안전성 검증을 동시에 통과한 사례로 의미가 크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산업 대비 접근성·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우울증·불면증·ADHD 등 만성정신질환 관리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도 크다. 실제 미국 FDA와 유럽은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 승인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는 2023년 말 기준 정신건강/만성질환군 13건 정도만이 임상 또는 허가 단계를 밟는 수준이었으나, 이번 ‘Bluekare-T’ 허가로 개발사·병원·보험사 등 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애플, 페어 테라퓨틱스 등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비슷한 제품을 선점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의 점진적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동시에 비소세포폐암 등 희귀암 맞춤형 치료제도 글로벌 신약 시장과의 ‘동시 승인’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의약품 허가를 관장하는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제품에 대해 신속 허가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의료제품 허가 정보를 정기 공개하며, 투명성·신뢰성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의료 소프트웨어 관련 보험수가, 데이터 보호 등 제도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제 등 의료용 소프트웨어가 보다 폭넓게 확산될 경우, 정신건강 관리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허가 제품들이 실제 임상과 보험 적용 단계까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