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끝 심장 쥔 결승행”…임종훈-신유빈, 한일전 승리→중국과 우승 리턴매치
스웨덴 말뫼의 코트 위, 온 관중의 숨소리마저 멎던 순간은 경기의 마지막 셋째 랠리에서 찾아왔다. 임종훈과 신유빈 조가 혼합복식 준결승 풀세트 접전 끝에 일본 마쓰시마 소라-오도 사쓰키 조를 제압하며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일전을 압도하는 집중력과 뜨거운 박수는 이들의 11-9 5세트 승리와 함께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는 21일 스웨덴 말뫼에서 치러진 월드테이블테니스 유럽 스매시 혼합복식 4강전에서 3-2(11-5 13-15 11-8 10-12 11-9)로 승리했다. 1세트부터 공격적 플레이로 리드를 잡았고 두 차례 듀스 접전을 내줬으나, 마지막 순간 임종훈의 강한 스매시와 신유빈의 빠른 연결이 극적인 결말을 만들었다. 이번 결과로 임종훈-신유빈 조는 40여일 전 결승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세계 1위 린스둥-콰이만(중국) 조와 우승을 두고 리턴매치를 치르게 됐다.

임종훈-신유빈 조의 준결승 승리는 단지 결승 진출 이상의 값진 의미를 남겼다. 신유빈이 단식에서 일본 하야타 히나에게 패한 뒤 혼합복식에서 보여준 반전과, 두 선수의 호흡은 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앞서 WTT 자그레브와 류블랴나 대회 혼합복식 우승 경험이 있으며, 최근 미국 스매시 결승에서는 린스둥-콰이만 조에게 0-3으로 패배했다.
혼합복식 외에도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졌다. 신유빈은 나가사키 미유와 호흡을 맞추며 여자 복식 8강에서 독일 사비네 빈테르-위안완 조를 3-1로 누르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결승 진출을 두고 일본 하리모토 미와-오도 조와 맞붙는다. 남자 단식에서는 안재현(한국거래소)이 하리모토 도모카즈와의 5세트 접전 끝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반면 이은혜(대한항공)는 이토 미마(일본)에게, 오준성(한국거래소)과 조대성(삼성생명)도 각자 16강 무대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대표팀 전체의 두터운 저력과 투지는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마지막까지 박수를 보내는 팬들의 표정, 동료를 먼저 격려하던 선수들의 모습이 경기장을 오래 감돌았다. 임종훈-신유빈 조가 맞이할 또 한 번의 도전 앞에서 스포츠가 안기는 벅찬 여운이 짙게 남았다. 월드테이블테니스 유럽 스매시 결승전은 현지시간 23일 새벽, 스웨덴 말뫼 실내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