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머리, 구본철의 환호”…전북-강원 1-1 접전→결승행 운명은 2차전에서
빗속에 내려앉은 전주월드컵경기장, 한 점을 만들겠다는 간절함과 실점을 내주지 않으려는 신중함이 팽팽하게 맞섰다. 김영빈이 머리로 선제골을 넣자, 관중석은 환호로 물들었고 잠시 후 구본철의 동점포에 양팀 선수와 벤치는 다시 한 번 교차되는 감정으로 숨을 죽였다.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에서 전북현대와 강원FC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는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전북현대는 K리그1 22경기 연속 무패, 코리아컵 포함 공식전 26경기 무패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5차례 우승에 빛나는 전북은 ‘3년 만의 정상 복귀’의 희망을 키웠고, 강원FC는 2021년 이후 4년 만에 올라온 준결승 무대에서 창단 첫 결승행을 바라보게 됐다. 두 팀은 주말 리그 일정을 앞둔 가운데 주축 선수 상당수를 제외한 채 새로운 라인업으로 맞섰다.

전반전에는 강원FC가 공격적으로 나서고 전북은 밀도 높은 조직력으로 시종일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북 이승우가 전반 37분 강렬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VAR 판독 끝에 핸드볼 파울이 선언돼 득점이 무산됐다.
후반 3분, 전북이 세트피스 한 방에 전율을 더했다. 이영재가 올린 왼쪽 프리킥을 박진섭이 머리로 떨궈주며 김영빈이 골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나 강원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김신진의 빠른 패스를 받은 구본철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구본철은 시즌 아웃된 주장 김동현의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각오와 동료애가 담긴 세리머니로 의미를 더했다.
이후 전북은 최우진, 김진규, 콤파뇨 등 주요 공격 자원을 투입하며 다시 앞서나가려 했으나, 강원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38분 연제운의 결정적 헤더까지 막아내며 팽팽한 균형은 계속됐다. 강원FC도 경기 막판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이기혁이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골키퍼 김정훈을 스치고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섣부른 환호를 삼켜야 했다.
두 팀의 결승 진출 여부는 27일 오후 7시 30분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가려진다. 전북현대가 무패 행진의 힘으로 우승 문턱을 또 한 번 넘을지, 강원FC가 구본철 세리머니의 약속처럼 창단 후 첫 결승 무대를 밟게 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