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AI, 내년까지 구축”…배경훈, 한국 AI주권 가속 주문

정부가 ‘소버린AI’(주권형 인공지능) 구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에서 한국형 AI 모델의 조기 확보를 강조하며, 내년에는 반드시 소버린AI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외산 솔루션 의존이 심화되는 글로벌 AI 패권 구도에서 자체 기술 없이는 산업·안보 등 전 분야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와 정책 방향 모두에서 ‘AI 주권’ 확보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목소리다.

소버린AI는 한국이 직접 개발·통제하는 대형언어모델 기반의 AI 기술로, 단순히 한국어 특화형을 넘어서 국산화된 AI 인프라를 뜻한다. 배 후보자는 “모든 기업이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모델 확보”를 목표로, 국가 핵심 자원의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AI파운데이션모델(대규모 언어·멀티모달 학습모델) 개발과 병행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컴퓨팅 인프라 확충·지원책도 내놓은 상태다.

주요 기술기업들도 자체 대형 AI모델을 연구하지만, 배 후보자는 산업생태계 내 2~3개 기업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만 확보돼도 “산업별 응용·파인튜닝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중국, 유럽 주도의 대형언어모델 경쟁과 자국 AI 주권 확보 움직임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 국가에서는 수백억 파라미터 단위의 AI 모델 상용화와 함께 데이터·컴퓨팅 인프라 내재화가 진행 중이다.

AI기본법 등 관련 제도·규제에 대해 배 후보자는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을 밝히며, “고영향 AI에 대한 정의 등은 유연하게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과태료 등 규제 성격 조항도 계도 기간을 충분히 두어 기업 성장에 부담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현행 GPU 인프라의 부족과 글로벌 AI 자립 경쟁을 감안할 때, 공공-민간 협력과 데이터 주권 정책의 당위성이 한층 강조되는 환경이라고 평가한다. “AI 기술 주권화가 실제 시장과 산업으로 이어질지, 업계와 정책 당국 모두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