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착한 사나이 변신” 불완전한 진심→현실 건달의 깊은 그림자
눈빛이 달라졌다. 이동욱은 드라마 ‘착한 사나이’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현실을 밟는 인물로서의 각오를 털어놓으며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평범치 않은 건달이란 이름 아래, 매끈하게 정돈된 영웅적 이미지를 오히려 철저히 걷어내려는 진정성이 인상적이었다. 이동욱은 “지질한 면이 꼭 보여지길 바랐다”고 말하며 현실성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다. 거칠고 고단한 삶, 그 바닥에서 올라오는 감정이 단순 미화나 상투적인 설정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지가 확고하게 드러났다.
지난 시간 장르물·판타지에서 다채로운 인물을 구현해온 이동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숨결에 귀 기울였다. 그는 박석철이라는 인물의 선택에 대해 “왜 이런 삶을 택했는지, 무슨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평소 스타일을 벗어난 변신을 감행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소박한 동네의 공기와 가족, 첫사랑을 중심에 둔 인물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꺼내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성경과의 감정선은 물론이고, 살아 숨쉬는 가족 서사가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드라마 ‘착한 사나이’는 3대째 내려오는 건달 집안 장손 박석철과, 가수를 꿈꾸는 첫사랑 강미영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송해성 감독은 영화를 통해 보여준 서정적인 연출을 첫 드라마 연출 경험에 녹여낸다. 김운경 작가와 박홍수 PD 등 제작진의 조합은 서사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송해성 감독은 익숙한 소재에 대한 부담을 인정하면서도, “평양냉면처럼 처음엔 심심해도 결국 기억에 남을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의도를 밝혔다.
환상과 판타지가 아닌, 고단한 하루를 살아내는 평범한 삶의 흔적. 이동욱이 살아내는 박석철의 현실과, 이성경이 연기하는 강미영 사이의 담백한 로맨스와 가족 이야기가 관전포인트로 떠오른다. 삶의 굴곡과 층위들이 서로 교차하며, 누구나 옆에서 만날 법한 인물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구태의연할 수 있던 건달 서사에 결을 더한 ‘착한 사나이’는 18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된다. 이후 매주 금요일, 2회 연속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