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I로 사무직 절반 줄었다”…영국, 채용시장 구조 최대 진변동
IT/바이오

“AI로 사무직 절반 줄었다”…영국, 채용시장 구조 최대 진변동

최유진 기자
입력

인공지능(AI) 기술이 영국의 사무직 채용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영국 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 속 비용 절감을 위해 채용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5월까지 3개월간 영국 내 온라인 구인 공고수는 2022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으며, 기술 및 금융 분야 사무직 채용은 38% 급감해, 그 충격이 산업 전반을 넘어 고도 디지털 직군까지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동향을 ‘생산성 자동화 경쟁의 분수령’이자, AI 실전 도입에 따른 채용시장 구조 변혁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최근 영국에서 감원 폭이 컸던 부문이 대부분 AI가 대체 가능하다고 평가된 직종임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 경영 컨설턴트, 그래픽 디자이너 등 지식 기반 사무직 수요는 지난 3년간 50% 이상 감소했다. AI가 회의 기록 요약, 문서 검토 등 반복 사무를 신속 처리하게 되자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채용중단이나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채용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데이터 과학, 분석 등 ‘수학’ 직무도 AI 활용 경험 요구가 늘었지만, 전체 채용 규모는 팬데믹 이전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반면 AI 도입 타격이 적은 부동산, 교육 분야에서는 신규 채용이 오히려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자동화·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무일수록 채용 축소 압박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 내 엔트리 레벨(신입·견습생)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졌다. 구인구직 플랫폼 애드주나는 ChatGPT 등 생성형 AI가 일반화된 2022년 이후 학위 요건이 없는 초급 일자리 규모가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고 발표했다. 경기침체와 세율 상승이 겹치면서 AI 자동화에 보수적인 소매업, 숙박업 등 저숙련 업종에서도 감원이 이어지는 등 일자리 위축 현상이 산업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전환과 경기변동, 정책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향후 고용구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애드주나 데이터과학 책임자인 제임스 니브는 “AI 기술 확산은 인플레이션, 경제 불확실성 등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청년층 구직시장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AI로 인한 구조적 인력감축이 영국뿐 아니라 글로벌 채용시장 전반에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영국#ai#맥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