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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추가 조사 없이 구속기소 가능성”…특검, 통일교 정치자금 의혹 수사 분수령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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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사법 당국이 충돌하는 가운데, 통일교 관련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를 추가 조사 없이 구속기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총재의 건강 문제를 둘러싼 불출석이 이어지면서, 특검팀의 기소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한학자 총재에 대해 별도의 소환조사 없이 곧바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기소 시점은 개천절 연휴 이후인 10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구속상태인 한 총재를 추가로 조사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거듭된 소환 불응과 진술 거부 의사가 확인돼 실익이 적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4일 한 총재의 소환을 통보했으나, 그는 건강 문제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한 총재 측은 향후에도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총재는 특검 소환에 세 차례나 건강상 이유로 응하지 않아 조사가 무산됐으나, 지난달 17일 자진 출석해 약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후 23일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구치소 수감된 뒤 24일에는 4시간 30분, 29일에는 10시간 20분 씩 연이어 특검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 측은 구속적부심사를 제기하며 “건강상 구속생활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한 총재는 건강 문제를 사유로 소환조사에 불응해 특검팀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이 수사 중인 혐의는 한 총재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부탁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윤 씨와 별개로, 정치권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에서 한 총재의 역할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아울러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을 지원하기 위해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집중 추적 중이다. 통일교인의 조직적 입당은 2022년 11월 초순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 씨에게 요청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개인의 자유의사를 벗어난 입당 권유는 정당법 위반에 해당한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해, 통일교 측에서 제출된 입당신청서 묶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정치자금 및 조직 동원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학자 총재와 특검팀의 신경전이 장기화되면서, 이번 사건은 특검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향후 한 총재 기소 이후 정국 파장과 관련 연루 의혹의 수사 확대 여부를 두고 격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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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특별검사팀#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