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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복사·붙여넣기 불출석 의견서”…더불어민주당, 사법부 오만 강력 비판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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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국회에서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9월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 불출석 통보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청문회를 앞두고 조 대법원장이 제출한 불출석 의견서가 지난 5월과 내용이 같다는 점이 추가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5월에 이어 이번 30일 청문회에도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법부 최고 책임자가 법적으로 요구된 사유서가 아닌 의견서로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이번에 제출한 의견서가 지난 5월 것과 한 자도 다르지 않은 복사·붙여넣기 문서"라며 "이토록 성의 없는 의견서에 무엇을 숨기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의견서 뒤에 숨지 말고 청문회에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 출석해 답변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전례와 달리, 조 대법원장은 재판 영향 우려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이 이미 마무리된 사안인 만큼, 국회 출석이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문회는 판결 내용 그 자체가 아니라, 판결 과정의 졸속성과 대선개입 의혹 규명이 목적"이라며 "국민에게 재발 방지책과 책임자 문책을 알리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조희대 청문회는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사법 쿠데타·대선 개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자리"라며 "조 대법원장이 말하는 사법부 독립은 진실 회피의 방패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로운 판결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 대법원장은 반드시 출석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최종 불출석 시 추가 조치에 대해 "다시 증인으로 부르거나 고발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면서도 "어떤 수위를 적용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탄핵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법사위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당의 정치적 판단으로 넘겼다.  

 

한편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별도 간담회에서 "청문회는 조 대법원장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며 출석을 거듭 요청했다.  

 

국회는 조희대 대법원장 불출석 사유와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여야의 정면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상 규명과 추가 청문회 소집 등 후속 절차를 논의할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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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더불어민주당#법제사법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