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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병용”…신라젠, FDA 임상 승인받아 주목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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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항암제 ‘BAL0891’과 글로벌 제약사 비원메디슨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 병용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받으며 병용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전략적 파트너십 하에서 진행되는 이번 임상은 미국 현지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시장성과 신약 조합 활성화 측면 모두에서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는 신라젠의 이번 승인을 “면역항암 병용요법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환자 치료 옵션 지형에 변화를 예고하는 이정표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BAL0891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이 갖는 시너지와 안전성, 최적 용량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라젠은 계약을 통해 비원메디슨으로부터 티슬렐리주맙을 무상 공급받아 임상을 진행한다. 기존 단일제제 치료에 비해 항암 활성 극대화와 부작용 최소화 측면에서 병용요법의 효익이 입증될 경우,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위암(GC) 등 치료제 선택지가 부족한 말기 고형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기대를 받는 주요 배경이다.

기술적으로 BAL0891은 종양미세환경을 항종양 면역에 유리하도록 전환시키는 특성이 있다.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 발표에 따르면, BAL0891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투여 시 ‘결정적’ 수준의 시너지 효과, 즉 두 약물 조합이 서로의 효과를 한층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동물 실험이 아닌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 모델에서 확인된 것으로, 최근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흐름까지 반영한 점이 글로벌 바이오 임상계서도 의미를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항암 면역요법 분야서 머크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과 함께 다양한 메커니즘 조합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으나, 오가노이드 기반 병용 임상이 임상 승인 단계에 진입한 사례는 이번 신라젠 건이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병용법의 안전성·윤리성·실효성 검증에 대한 규제 기준이 높아, FDA 승인은 기술력과 데이터 신뢰성 모두를 공인받은 절차로 해석된다.

 

임상 진입 확대로 신라젠은 더 많은 글로벌 임상기관과 협업 대상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신약과 면역관문억제제 조합의 임상 진입 장벽을 낮추고, 향후 고형암 분야 맞춤형 치료제 패러다임을 앞당길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병용요법 임상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후속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반복 입증될 지를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치료 윤리, 임상 승인 구조가 바이오 신약 산업의 새로운 성장 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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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bal0891#티슬렐리주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