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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내각 청문회 파행”…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 검증, 여야 정면 충돌
정치

“초대 내각 청문회 파행”…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 검증, 여야 정면 충돌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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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격돌했다. 핵심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무대는 고성, 막말, 산회 선포 등 연이은 파행으로 흐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충돌이 청문회장 분위기를 장악하면서 시민사회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국회에서는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열렸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야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며, 팻말 시위와 산회, 정회가 반복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 등의 팻말을 내걸었고, 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실제 회의 개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정식 산회로 취급되진 않았으나, 배경훈 후보자 청문회는 당초보다 80여 분 지연돼 시작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역시 국민의힘이 ‘갑질왕 강선우 OUT’ 등의 팻말을 내건 채 후보자 선서 전부터 공세를 퍼부었다. 회의는 시작 13분 만에 정회됐고, 재개 이후에도 팻말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내란정당 아웃 발목잡기 스톱” 등의 문구로 맞불을 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SNS에서 “새 정부 첫출발부터 발목잡기냐. 이런 인청내란을 저지르니 지지율 하락은 당연하다”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청문회에서는 특히 강선우 후보자의 ‘보좌관 갑질’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달희 의원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했고, 서범수 의원은 “대통령 심기 경호의 달인”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통령 측근 인사·동원 논란까지 언급했다. 이에 강선우 후보자는 두 차례 머리를 숙이며 “이 논란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발달장애 자녀의 적응을 도우려 기존 거주지를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 미비와 증인 채택 부재 문제를 계속 지적했다. 이날 배경훈, 전재수, 정동영 후보자 청문회는 증인 없이 진행됐고,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에는 증인 2명 중 1명만 출석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증인 채택률이 예년에 비해 현격히 낮다”며 청문회 검증 시스템 전반에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동력 확보와 개혁 과제 추진을 위해 후보자들을 방어하는 동시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이 확인될 경우 후보자 낙마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저희 정부에서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강선우 후보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초대 내각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정국 주도권과 향후 정국 운영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는 인사청문 정국이 본격화됨에 따라 여야 대립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청문회 이후 후보자 거취와 정부 신뢰도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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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국민의힘#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