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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우승 견인”…포스테코글루, 토트넘 미래→거취 불확실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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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 우승 견인”…포스테코글루, 토트넘 미래→거취 불확실 발언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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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는 묘한 긴장이 감돌았다. 유럽 무대 정상 등극의 기쁨도 잠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빛에는 아쉬움이 어려 있었다.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트넘이지만, 경기장에는 미래를 향한 물음표가 가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4-2025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토트넘은 홈에서 브라이턴에 1-4로 크게 패했다. 시즌은 승점 38점, 17위로 마감했다. 위태로운 순위 속에서 마주한 마지막 경기, 수비진은 전반전부터 흔들렸고, 브라이턴의 빠른 역습이 수차례 위협을 더했다. 토트넘 공격진은 이렇다 할 반전 없이 흐름을 내줬다.

“유로파 우승 견인”…포스테코글루, 토트넘 미래→거취 불확실 발언 / 연합뉴스
“유로파 우승 견인”…포스테코글루, 토트넘 미래→거취 불확실 발언 / 연합뉴스

크게 무너진 리그 마지막 경기와 달리, 컵 대회에서는 극적인 반전이 펼쳐졌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17년 만의 우승을 거머쥐며 선수단과 팬들을 열광시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두 번째 시즌 만에 유럽 무대 정상에 올라, 구단 역사에 또 하나의 성취를 남겼다. 팬들은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우승의 감동을 나누며, 감독의 팀 헌신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례 없는 성취를 이룬 상황에서 미래를 말하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얻었다. 시즌 초 구단 누구라도 이 결과에 만족했을 것”이라며 노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팬들은 환호와 동시에 감독 거취를 두고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향후 행보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니엘 레비 회장과의 대화가 있었냐”는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묻고 있다”고 답하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다음 시즌 첫날 돌아와 다시 교정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히면서도, 자신 역시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영국 축구 레전드 앨런 시어러조차 “17년 만의 트로피도 충분치 않다는 것, 그것이 바로 축구”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리그 성적 부진에 따른 감독 교체론이 거세지며,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여름이 예고되고 있다. 구단 내부 논의와 이적시장 움직임이 겹치는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잔류 여부가 향후 팀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됐다.

 

눈물과 환호, 그 경계에서 토트넘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마치 흐린 노을 아래 팬들이 토트넘 홋스퍼 스퀘어를 떠나는 모습처럼, 이 밤의 여운은 길게 남았다. 유로파리그 정상에 선 구단의 오늘,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내일은 조용한 설렘과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2024-2025시즌의 마지막 장면은 5월 26일, 영국 런던에서 조용히 막을 내렸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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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토트넘#유로파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