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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휘관 줄소환”…이명현 특검, 채상병 과실치사 수사 박차
정치

“현장 지휘관 줄소환”…이명현 특검, 채상병 과실치사 수사 박차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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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현장 지휘관 소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 범위가 확대되며 군내 수사에 대한 긴장감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18일 오전, 이명현 특검팀은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대령)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여단장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실종자 수색 작전에서 현장 최고지휘관으로 작전에 나선 인물이다. 그는 수색 과정에서 부대원들에게 '장화 높이까지의 수변수색'을 허용해 실질적인 수중 진입 위험을 키웠으며, 장병 안전관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어 20일에는 최진규 전 해병대 포11대대장(중령)을 같은 혐의로 소환할 예정이다. 최 전 대대장은 수색 전날 "내일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명령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지침 변경이 사실상 공식 규정을 어기고 장병을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게 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제7포병대대원들은 지시에 따라 내성천에 들어가 실종자 수색을 진행했고, 채상병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경북경찰청은 이미 7여단장과 포11대대장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특검팀은 15일에는 사고가 발생한 예천 내성천을 직접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기록 외에 추가 확인 사항이 있어 현장을 점검했다"며 "현장에 있었던 인물들 소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소장)을 세 차례 조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조사에서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 없다"며 "당시 작전통제권도 없어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은 직속 지휘관과 현장 지휘의 적법성, 안전조치 이행 여부까지 면밀히 따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특검 수사가 군 조직의 지휘체계와 안전관리 관행 전반에 대한 본격적 점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군 책임자들이 줄줄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법적·도덕적 책임 논란은 한층 확산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이 현장 지휘관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소환 대상을 상급자, 실무자 등으로 점차 확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치권과 국방 당국의 관심 역시 사건 수사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향후 연루 지휘관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며, 지휘 라인의 관리 책임과 조직문화의 문제점까지 폭넓게 규명할 방침이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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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특검#채상병#임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