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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슈단 댐 완공에 물길 막히나”…아프간-이란, 급격한 외교 갈등 고조
국제

“파슈단 댐 완공에 물길 막히나”…아프간-이란, 급격한 외교 갈등 고조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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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4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탈레반 정부가 서부 헤라트주 하리강에 파슈단 댐을 공식 준공했다. 이로 인해 이란(Iran) 내 주요 도시의 물 공급 차단 우려가 커지며 양국 국경 지역의 긴장이 현저히 고조되고 있다. 물 부족 위기와 외교적 불신이 맞물리며 양국 갈등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탈레반 정부는 이번 사업에 약 1억1,700만달러(한화 약 1,600억원)를 투입하고, 인근 농경지 1만3,000헥타르에 관개 용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파슈단 댐은 길이 1,000km에 달하는 하리강 상류에 건설됐으며, 하류 이란의 제2 도시 마슈하드(Mashhad)까지 이어지는 수로의 흐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아프간, 하리강 파슈단 댐 준공…이란, 물 공급 차단 우려로 반발
아프간, 하리강 파슈단 댐 준공…이란, 물 공급 차단 우려로 반발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은 하리강과 헬만드강을 두고 수십 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1973년 양측은 연간 강물 공급량을 규정한 협정을 체결했으나, 상시적인 쟁점화와 마찰이 계속돼 왔다. 2023년에도 헬만드강 댐 건설을 둘러싼 분쟁 끝에 무력충돌이 발생해 이란 병사 2명, 탈레반 병사 1명이 사망하는 등 물 분쟁은 이미 국경 안보 위기로 비화한 전례가 있다.

 

이란 내에서는 특히 최근 기후변화 영향까지 겹치며 물 부족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올 10월 수도 테헤란(Tehran)에서 상수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물 소비 제한 등 위기관리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란 내 매체 ‘좀후리 에슬라미’ 등 강경 성향 언론은 “탈레반 정부에 대한 적대감이 급증하고 있다”며 양국 긴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과 국제사회도 이번 파슈단 댐 준공 이후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 및 식량 안보, 국제 원자재 시장, 환율 등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증시 및 자원, 식량·에너지 가격의 변동성 확대 역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댐 완공이 아프가니스탄-이란 국경의 새로운 긴장 고리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 분쟁과 물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지역 안보와 국제 원자재 시장 전체에 걸쳐 예기치 못한 불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간의 수자원 외교전이 향후 어떤 국제적 반향을 낳을지 주목된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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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이란#파슈단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