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엔 31도, 한탄강은 15도”…철원 피서 명소에 쏠리는 여름 발길
요즘은 시원함을 찾아 철원을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멀게만 느껴졌던 작은 도시가, 이젠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보다 나은 자연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평균 기온 29도, 체감온도 31도에 달하는 한낮의 뜨거움 속에서 철원 고석정 동굴은 여름철 단연 인기 명소다. 바깥에선 땀이 맺히지만, 동굴 안은 평균 15도 안팎을 유지해 성인 남녀 누구나 탐방하며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SNS엔 고석정 일대에서 찍은 ‘폭염 피서 인증샷’이 활발히 올라오고, 근처 한탄강 절벽 또한 숨은 산책 명소로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동 중 강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들리는 건 물소리뿐’이라는 후기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은 3일 철원 지역에 폭염 영향예보와 특보를 이어가며, 온열질환 예방을 당부했다. “한낮엔 야외 활동을 삼가야 한다”는 메시지에, 자연스럽게 고석정 동굴이나 강변처럼 실내·그늘 공간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역 관광 안내 관계자는 “실내 동굴 코스부터 강변 산책까지 다양한 코스가 준비돼 있어 가족도, 친구도 모두 만족도가 높다”며 “철원의 피서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걸 넘어, 한적한 계곡의 여유를 경험하는 일”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도시보다 조용해서 좋다”, “폭포 아래에 앉아 있으면 땀이 싹 식는다”, “은하수교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장관”처럼, 틀에 박힌 여름휴가 대신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적한 여행이 환영받는 분위기다.
바쁜 일상에서 어느새 피로가 겹겹이 쌓이고, 넘어야 할 더위까지 찾아오는 여름.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강바람과 물소리로 자신만의 쉼표를 찍는다. 철원의 피서지는 단지 시원한 곳이 아니라, 느긋하게 호흡하며 마음을 데우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