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CBDC·예금토큰보다 안전”…서클, 100% 담보 강점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 시동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은 최근 방한해 “스테이블코인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나 예금토큰보다 더 안전하고 보수적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만남에서 그는 “CBDC는 정부가 모든 거래를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예금토큰은 대출 활용 구조 상 은행 시스템을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100% 담보되며 언제든 1대1 상환이 가능해 금융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타버트 사장은 6월 서클의 뉴욕 증시 상장과 미국 관련 법 시행 이후 한국을 찾은 첫 고위 임원이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4대 금융지주 및 은행, 두나무, 카카오페이 경영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등과 만남을 갖고,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도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지 정해야 하고, 어떤 규제든 준수할 것”이라며 “동시에 혁신도 중요하다. 규제와 혁신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서클의 규제준수 의지와 함께, 한국이 디지털 자산 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따른 시장 파급효과를 주목했다. 타버트 사장은 “한국은 세계적 경제 강국이자 웹3·디지털 자산 개발자 커뮤니티가 번창하는 곳이므로 전략적 기회가 크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육성 의지에 발맞춰 정부와 실질 협력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규제당국과의 협의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파트너십 체결은 없으며, 여러 기관과 활성화된 대화만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서클의 이번 행보가 아시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신호탄이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와 혁신 담론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의 담보율과 즉시 상환 구조는 금리·자본시장 등 금융 부문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자본유출·통화주권 변동성 등 정책 리스크 요인도 남는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당국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유통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통화주권 침해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타버트 사장은 “규제당국의 우려에 공감하며, 어떤 규제에도 준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법지대가 아닌 건전한 규제 틀 안에서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역시 수요와 규제환경만 갖춰진다면 미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뉴욕 증시 상장과 미국법 시행 등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국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서클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이 디지털 자산 관련 법체계, 소비자 보호,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새로운 정책 과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 방향은 국내외 규제·혁신 균형, 주요 시장 플레이어의 협력 구도, 글로벌 자본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당국은 “시장 안정성과 혁신을 조화롭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강하게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