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변수의 각축전”…임성재·김주형, 디오픈 도전→명예의 클라레 저그 향한 진검승부
짙은 바다 안개와 거센 바람이 섞인 새벽, 북아일랜드 포트러시를 향한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시선이 모였다. 4대 메이저 대회 마지막 무대인 제153회 디오픈에서 임성재, 김주형, 최경주 등 6명의 한국 선수들이 명예의 클라레 저그를 향해 힘찬 스윙을 시작한다.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 링크스, 총 7천381야드의 녹색 필드는 승부의 변수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디오픈은 1860년 시작돼 가장 오랜 역사를 품은 메이저 대회로, 북아일랜드 유일의 개최지 로열 포트러시에서 이번에 6년 만에 대회가 열린다. 2019년 이 장소에서 셰인 라우리의 6타 차 우승 장면이 아직도 팬들의 기억 속에 짙게 남아 있다. 이번 대회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답게 총상금 1천700만달러, 우승 상금 310만달러, 그리고 전통의 클라레 저그 트로피를 걸고 각국 정상급 선수들이 치열하게 맞붙는다.

강력한 우승 경쟁자로는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현지 출신인 로리 매킬로이가 손꼽히고 있다. 16세 시절 이 코스에서 61타 코스 레코드를 쓴 매킬로이는 최근 컷통과 실패의 아쉬움을 털고, “올해 남은 최고의 목표는 디오픈과 라이더컵”이라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지난해 챔피언 잰더 쇼플리도 눈여겨볼 경쟁자다. 셰플러는 우승 시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고, 쇼플리는 17년 만의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단에선 1970년생 최경주가 시니어오픈 우승 이후 9년 만의 메이저 대회이자, 11년 만의 브리티시오픈 복귀를 알렸다. 임성재는 지난해 공동 7위의 경험을 살려 다시 한 번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김주형도 최근 스코틀랜드오픈에서 17위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올라타 팬들의 기대를 높인다. 안병훈, 김시우, 송영한까지 6명의 한국 선수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장은 바닷바람과 안개, 링크스 특유의 구불구불한 페어웨이, 깊은 벙커, 고저차 심한 그린 등 경험과 집중력을 모두 시험받는 무대다. 티샷 벙커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는 매킬로이의 말처럼, 한 타의 과감함 뒤에 웃음과 눈물이 엇갈릴 전망이다.
디오픈 우승자에게는 클라레 저그와 310만달러 영예가, 모든 참가자에게는 ‘진짜 골프’의 본질과 마주하는 자존심의 시간이 주어진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같은 기간 PGA 투어 배러쿠다 챔피언십이 열리며, 이곳엔 김성현, 노승열이 출전 대기 중이다.
한 줄기의 바람, 흔들리는 풀잎과 시선을 모으는 갤러리의 숨소리, 그리고 흩날리는 모래 입자마저 묵직한 긴장으로 바뀌는 시간. 제153회 디오픈 메이저의 새 서사와 감동은 7월 17일 성대한 개막과 함께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