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후 각성”…숀 켐프, 범인 추격 끝 전자감시→폭력 반대 선언
강렬한 존재감으로 1990년대 NBA를 수놓았던 숀 켐프의 삶에 예상치 못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절도범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총을 쏘았던 사건이 법적 판단으로 이어지면서, 영광 뒤에 드리웠던 개인적 고민과 후회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법원 선고 직후 켐프의 침착한 표정 속에는 오랜 세월 속 쌓인 무게가 엿보였다.
23일 미국 워싱턴주 피어스 카운티 상급법원은 숀 켐프에게 30일 전자감시와 1년간 주 교정국 감독,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2023년 3월, 켐프가 자신의 차량과 귀중품을 도난당한 데서 사건은 비롯됐다. 켐프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서비스를 통해 절도범의 차량을 찾아냈고, 범인과의 대면 끝에 격앙된 상황이 벌어졌다. 카지노와 쇼핑몰 주차장에서 이어진 추격 끝에 범인 중 한 명이 총기를 먼저 발사하면서 현장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결국 숀 켐프도 총을 쏘며 맞대응했으나, 다행히 양측 모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후 범인들이 타던 차량은 폐기된 상태로 발견됐고, 켐프는 재판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절도범의 범행이 사건의 직접적 원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총기 사용 자체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했다. 실형이 아닌 전자감시와 사회봉사로 처분이 결정되면서, 법의 균형적 시각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켐프는 재판 후 “지난 3년 동안 힘들었다”며 쉽지 않았던 시간을 돌아봤다. 무엇보다 “화가 날 때는 두 번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그의 말엔 강한 자기반성과 후회가 묻어났다. 아울러 총기 폭력 반대 운동 동참을 공식 선언하며, 자신의 아픔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로 확장하는 의지를 보였다.
숀 켐프는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시애틀 슈퍼소닉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올랜도 매직 등에서 활약하며 특유의 폭발적인 덩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어떤 순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이기에, 지금의 반성과 변화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법정 밖으로 나서는 켐프의 걸음은 비록 무거웠지만, 팬들은 그가 보여준 용기와 반성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기를 기대하고 있다. NBA의 전설이자 인간 숀 켐프의 선택이 어떤 목소리로 사회에 전해질지, 총기 없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