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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동운, 사극왕의 고민…뜨거운 땀→고요한 눈물에 멈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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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동운, 사극왕의 고민…뜨거운 땀→고요한 눈물에 멈춘 연기”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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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무게가 스며든 얼굴, 순동운이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내비쳤다.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순동운은 “대장금, 허준, 주몽의 왕소문도 하고 사극을 많이 했다”며 진심 섞인 회상을 전했다. 그 속에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왕소문의 모습과, 고된 작업을 마주한 연기자의 고민이 나란히 깃들어 있었다.

 

그가 활동을 멈추게 된 데에는 ‘땀’이라는 현실적 벽이 존재했다. 순동운은 “동이 찍을 때 ‘전하’ 하고 대사를 하는데, 대리석에 땀이 뚝뚝 떨어져 동료들이 우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말해 녹아내리는 듯한 촬영장의 풍경을 전했다. 야외 촬영이 많은 사극 현장, 고된 스케줄 속에서 매니저 출신 아내가 늘 곁을 지켰다고 한다. 아내는 직접 운전과 간식은 물론 양산과 의자까지 챙기는 섬세한 내조를 보여줘, 배우로서의 시간을 더욱 따뜻하게 채워줬다.

MBN '특종세상'
MBN '특종세상'

시간이 흐르면서 치아나 건강 문제, 나이로 인한 변화에 조금씩 맞서야 했다. 순동운은 나이 들어 백태가 심해졌고, “사극이 참 재밌다. 하지만 겁이 난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않나”라며 오랜 고민 끝에 연기를 이어가지 않게 된 이유를 전했다. 깊은 아쉬움과 미안함이 섞인 그 한마디에, 연기가 인생을 어떻게 관통했는지 짙게 배어났다.

 

하지만 그는 멈춘 자리에서 또 다른 인연과 가족을 품었다. 집안의 반대 속에서도 장애가 있는 딸을 지닌 아내와 재혼을 선택했고, 해맑게 웃는 딸의 모습을 한없이 바라보며 “아이에게 다정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순동운은 1980년 CBS 성우로 데뷔해 ‘주몽’, ‘허준’, ‘대장금’, ‘동이’ 등 한국 사극의 중심을 지켰던 대표 배우다.

 

시간의 흐름 속 자신의 자리에서 잠시 멈춘 순동운의 이야기는, ‘특종세상’에서 따스하게 그려졌다. 해당 방송은 MBN을 통해 지난 19일 시청자와 만났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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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동운#특종세상#주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