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임명 충격”…빙상연맹, 쇼트트랙 지휘부 전면 쇄신→올림픽 앞둔 대격변
차가운 얼음 위 바람이 매섭게 스치던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묵직한 정적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물린 오후였다. 지도자 교체 논란에 휩싸인 쇼트트랙 대표팀 현장에 예고 없이 새로운 물결이 일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월 21일, 김선태 연맹 이사 겸 성남시청 감독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임시 총감독으로 전격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맹의 선택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 연맹 이사회는 지도자 전면 교체 방침을 의결했다. 곧바로 김선태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에 올랐다. 김선태 감독은 대표팀 상비군 코치, 장비 지도자, 일본·중국 해외 지도 경력에 평창 동계올림픽 3관왕 지휘 등 화려한 이력을 갖췄다. 특히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기념비적 성과를 남겨 현장 신뢰도는 압도적이다. 다만, 과거 선수 폭행 사건 대응 미흡으로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이력과, 2022 베이징 올림픽 중국 대표 감독 시절 판정 논란 중심에 섰던 경험도 있다. 최근 그는 성남시청 소속으로 여자 대표팀의 최민정, 김길리 등을 지도해 왔으며, 지난 3월 신임 빙상연맹 이사로 선임됐다.

빙상연맹은 “김선태 감독이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돼, 이사회 결의로 긴급 파견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 환경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지도자 운영체계 전면 재정비 계획도 강조했다.
이번 인사 변화는 기존 지도자들의 보직 이동 및 해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두 지도자가 공금 문제와 관련해 각각 1개월,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선수촌 합류가 불발되는 등 현장 혼선이 심화됐다. 불복 절차를 통해 자격이 일시 회복됐지만, 빙상연맹은 결국 한 지도자의 보직 이동, 또 다른 지도자의 해임이라는 강수를 뒀다. 연맹은 “A 지도자는 국제대회에서 지도력 부족으로 부진했고, 올림픽 준비 미흡했다”며 보직 변경 의결 근거를 밝혔다. “B 지도자는 공금 부당청구, 신뢰 훼손, 불성실한 행위 등 복합 사유로 해임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해임 건은 추후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 등 추가 행정 절차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결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대회 6개월 전, 새로운 지도부 아래 다시 출발선에 섰다. 빙상연맹은 감독·코칭스태프 운영 개선과 선수단 안정화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결단이 다시 치열해지는 올림픽 경쟁 구도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루의 굳은 훈련 끝, 얼음판 위 묵묵히 땀을 삼키는 선수들의 어깨에 바람만이 이따금 스쳤다.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코칭 데스크와 선수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만이 조용한 위로가 됐다. 새로운 지도진 체제에서 펼쳐질 쇼트트랙 대표팀의 변화는 다가오는 2026년 동계올림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