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재·김지연 손끝 맞잡은 밤”…귀궁, 백년해로 결말→감동과 시청률 역주행
진한 여운이 감돌았다. 어둡고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육성재가 연기한 강철이와 김지연이 그려낸 여리의 모습에는 두려움과 단호함이 동시에 비쳤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주저함 대신 확신이 맴돌았다. 결전을 앞둔 두 사람의 손끝, 무거운 운명의 무게를 견뎌낸 듯,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맞잡혀 있었다. 마지막 장면이 스멀스멀 다가오자 안방극장은 적막 속에 조용한 기대와 긴장으로 물들었다.
육성재와 김지연이 주연을 맡은 SBS TV 금토극 ‘귀궁’이 지난 7월 7일 시청률 11.0%를 기록하며 깊은 여운 속에 종영했다. 이번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 토요일 미니시리즈 전체 1위라는 기록을 남겼고, 작품의 마지막에서도 그 몰입감은 여전했다. 극 후반부에선 악인 팔척귀의 빙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정과 강철이, 여리의 운명을 가르는 삼자 대결이 펼쳐지며 긴장감이 극에 달한 순간들을 보여줬다.

김지연이 연기한 여리는 강철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결의로 ‘화덕차사’를 소환했다. 이에 육성재의 강철이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뒤로한 채 골담초 꽃잎을 삼키고, 모든 힘인 야광주까지 소진시키며 사랑하는 여리를 위해 마지막 희생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두 배우가 담아낸 감정의 결은 시청자들에게 섬세한 설렘과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이정의 몸을 빠져나온 팔척귀가 삼도천을 건넌 후, 서도영이 표현한 천금휘와 용담골 사람들의 환영, 김지훈의 진심 어린 사죄와 김지연의 천도재 장면이 이어졌다. 오랜 원한이 풀리고, 장면마다 쌓인 울림이 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모두가 사라졌다고 믿었던 강철이가 기적처럼 살아나는 순간, 안방극장에는 따스한 숨결 같은 희망이 번졌다.
마지막 장면에는 용이 돼 승천하는 길 대신 여리와의 평범한 백년해로를 택한 강철이의 선택이 조용한 감동을 자아냈다. 부부가 된 강철과 여리가 토끼 같은 자식들과 나누는 평화로운 나날은 오랜 여정 끝에 찾아온 온기를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했다. 강렬한 숙명에 이어 찾아온 단정한 마침표였다.
이어 금토극 ‘우리 영화’에서는 남궁민이 영화감독 이제하로, 전여빈이 시한부 연기자 지망생 이다음으로 출연해 전혀 다른 온도의 서사를 예고했다. ‘귀궁’이 만들어 준 감동의 파문이 금요일 밤에 여운처럼 흘러남은 가운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새로운 시작을 알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 영화’는 오는 7월 13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