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고장, 지리산 품은 남원”…자연과 문화 사이에서 여행의 여유를 만나다
요즘 남원을 여행지로 고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춘향전’의 배경이란 역사적 의미가 먼저였지만, 지금의 남원은 여유와 감성을 느끼는 이들에게 특별한 일상으로 다가온다. 고전소설 속 낭만과 지리산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여행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SNS에서는 밤의 광한루원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는 인증이 부쩍 늘었다. 광한루원은 조선 시대 정자와 연못이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 누원으로, 맑은 여름 저녁이면 조명이 더해진 운치와 함께 많은 이들이 흐르는 시간을 만끽한다. 또 운봉읍의 지리산 허브밸리에서는 허브의 향기에 몸을 맡기며 현지 체험과 스카이트레일 등 액티비티로 힐링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남원 방문객 중 30~40대 가족 여행객과 1인 자유여행객이 꾸준히 증가세다. 옛 정취를 간직한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이나 숲에 숨은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그리고 지리산 풍경을 담은 아담원의 정원 카페까지—남원의 풍경은 이제 누구에게나 쉬어가는 쉼표가 돼 준다.
트렌드 전문가 정수연은 “남원 여행의 본질은 바로 ‘느림’과 ‘여백’에 있다”며, “빽빽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정원, 자연, 예술을 누리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경험이 점점 더 소중해진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누군가에게는 옛 기억이, 나에겐 새로운 휴식이 됐다”, “춘향전보다, 남원의 밤풍경이 더 마음에 남는다” 등 남원을 찾은 여행자들의 소감이 이어진다. 소소하지만 각자의 속도로 남원을 걷는 이들이 많아진 셈이다.
여유를 좇는 마음, 자연과 예술에서 찾는 위로. 남원은 전통과 현재,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새로운 여행 도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