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페이로드 ADC”…큐리언트, 론자 자회사와 항암 신약 공동개발
이중 페이로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이 항암 치료의 새로운 진화 방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 기업 큐리언트가 스위스 론자의 자회사 시나픽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병용 기전과 효능을 대폭 개선한 ADC 신약 개발에 공식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난치성 고형암 분야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공략하는 ‘ADC 신약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큐리언트와 시나픽스가 추진하는 이중 페이로드 ADC는 한 번의 투여로 작용 기전이 다른 서로 다른 두 페이로드(항암 물질)를 암세포에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 종양 내부 이질성(tumor heterogeneity)과 기존 항암제 내성 문제를 겨냥, 정상세포 손상은 최소화하고 항암 범위와 지속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기존 ADC가 단일 페이로드로 제한된 표적 암종에만 적합했다면, 이중 페이로드 기술은 다양한 암 유형과 환자군에 더 폭넓게 대응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큐리언트의 CDK7(세포분열 조절 인자) 저해제 신약 후보와 시나픽스의 엑사테칸(항암 페이로드) 기반 플랫폼을 접목한다. 시나픽스는 자가당화 접합기술(GlycoConnect), 친수성 스페이서(HydraSpace), 엑사테칸 결합 링커 등 고유의 바이오 공정 기술로 정밀 표적·고효율 ADC를 구현해 왔다. 이번 계약으로 큐리언트는 시나픽스의 부위 특이적 접합, 링커-페이로드 제조 원천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론자는 핵심 원료와 주요 부품 생산을 전담한다.
ADC(항체-약물 접합체)는 최근 항암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와 함께 ‘신세대 치료제’로 꼽힌다. 미국, 일본, 유럽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중·삼중 페이로드를 활용한 차세대 ADC 특허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2023년에는 다수의 이중 페이로드 시제품이 임상 진입에 성공했으며,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8년 글로벌 ADC 시장 규모를 25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협업은 페이로드 복합화와 항암제 내성 극복 등에서 국내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경쟁 수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알앤디 역량과 해외 플랫폼 기술의 결합이 상업용 생산·임상 진입 장벽을 허무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DC 신약은 식약처, FDA 등 엄격한 품질·안전성 기준을 따라야 하며, 시판 전 연구용 데이터 및 동물실험 결과도 꼼꼼히 요구된다.
현장 전문가들은 이중 페이로드 ADC가 실제로 의료현장에 빠르게 진입할 경우, 표적 항암제의 치료 패턴과 의료 접근성 자체가 바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 개발 모델이 한미글로벌·유럽 바이오사와의 협업 확장, 신기술 도입 사례의 변곡점이 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기술 진보와 임상 안전성, 글로벌 규제 대응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룰 때 ‘ADC 신약 시대’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