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동점골 환호”…전북, 서울 상대로 저력→16경기 무패 행진
포효하는 관중의 응원 물결 속에서 송민규의 오른발이 번개처럼 빛났다. 뜨거운 여름 장맛비도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과, 2만2천여 팬이 이루는 열기의 벽을 가로막지 못했다. 전반 끝자락, 송민규의 감각적인 동점골은 흔들리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버렸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전북 현대 모터스와 FC서울은 자존심을 건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로 승점을 나눴다. 리그 득점 선두 전진우가 경고로 빠진 전북은 송민규, 티아고, 이승우를 앞세워 공격의 가닥을 잡았다. 서울 역시 린가드와 둑스를 내세우며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 측면 돌파로 경기를 주도했다.

경기의 균형은 전반 24분 서울이 먼저 깼다. 정승원이 측면에서 볼을 빼앗으며 크로스했고, 린가드의 패스를 받은 류재문이 침착하게 머리로 골문을 열었다. 주도권이 흔들릴 듯했던 순간, 전반 추가 시간 송민규가 답을 내놨다. 왼쪽을 뚫은 후, 수비를 따돌리고 페널티 아크에서 오른발로 정확히 골망을 흔들었다. 송민규는 이번 시즌 서울을 상대로 또다시 득점에 성공하며 상대전 ‘킬러’다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후반에는 경기가 더욱 거세졌다. 서울은 둑스를 빼고 클리말라와 최철원을 투입, 역전 의지를 불태웠다. 클리말라는 올 시즌 아시아 대회에서 전북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공격수다. 전북도 김진규, 티아고 대신 콤파뇨와 이영재를 보내며 운용에 변화를 줬고, 마지막 교체로는 신입 츄마시를 투입해 역습에 무게를 실었다.
가장 뜨거운 순간은 후반 추가 시간에 펼쳐졌다. 권창훈의 빠른 크로스를 받은 강상윤이 헤더로 득점을 노렸으나, 서울 최철원 골키퍼의 뛰어난 반사신경이 이를 막아내며 양 팀 모두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 후 송민규는 “팬들의 열정에서 힘을 받았다. 전북답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끝까지 장대비를 뚫고 자리를 지킨 관중들의 박수와 함성은 선수단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 현대는 16경기 연속 무패(11승 5무)를 이어가며 승점 42로 선두를 굳건히 했다. 4연승 흐름은 일단 멈췄지만, 남은 시즌 리그 주도권은 그대로 가져가게 됐다. 서울은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27로 6위에 올랐다. 전북은 다음 라운드에서 더욱 굳건한 상위권 자리를 노리며, 서울은 남은 경기에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한다.
끝내 무색해진 빗속의 열기, 남은 울림은 서서히 밤하늘에 퍼져간다. 팬과 팀이 만들어낸 집념의 순간은 기록이 되고, 내일의 경기를 앞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희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