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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격돌”…유상범·김병기, 여야 정면 충돌 사흘째 이어져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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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개편으로 국회 상임위 명칭 변경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충돌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작된 필리버스터가 사흘째 이어지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차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야당 측은 헌정 질서 수호를 강조하며 지연전술을 감행하고, 여당은 ‘발목잡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본회의 일정 속에서 이날 저녁 상정됐고, 국민의힘은 신속처리에 반대를 표명하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반대토론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오늘 상정된 국회법은 이틀 전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께 알린, 문제가 많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사실상 부속법”이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입장의 일환으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정청래 대표가 '추석 밥상에 검찰청 해체를 올려놓겠다'고 노래를 불렀다”면서, “이 목표를 위해 졸속 처리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형사사법체계 붕괴 우려가 커지고 국가 재정과 예산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위험이 있다”며, “국가 존립과 국민의 삶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의원은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은 단순한 지연 전술이 아닌 헌정 질서를 지키고 국정 파탄을 막아내기 위한 소수 야당의 치열한 몸부림”이라며, “거대 여당의 일방 독주를 막아낼 힘이 없기에 마지막 수단으로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수습에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우선 무의미한 필리버스터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복구와 개선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며, “국민의힘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야당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개혁을 지연시키는 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민주당은 약속을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대립 구도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통과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이 주도해 해당 법안이 통과되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방송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는 순간”이라며, “방송미디어통신위가 과거의 악습을 넘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여당의 입법 강행에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필리버스터가 장기화되면서 정국은 격랑 속에 접어들었다.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법안 심사와 정국 운영에도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도 개정안 처리를 놓고 또 한 번 치열한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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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범#김병기#국회법개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