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사용량 증가 둔화”…아시아·라틴만 성장세 지속 예측
의약품 사용량의 세계적 성장세가 뚜렷이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기관 IQVIA의 최근 5년 전망(2025~2029년)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간 14% 성장했던 전 세계 의약품 사용량은 앞으로 2029년까지 연평균 0.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25년 전체 일일 표준 사용량(DDD)이 3조 5650억에서 2029년 3조 7100억 DDD로 소폭 오르는 수치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연평균 5%였던 성장률도 둔화됐다.
주목할 점은 지역별 차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다른 대륙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라틴아메리카는 연평균 2%대, 중국은 1.6%, 아시아 태평양은 1.2%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는 2020년 팬데믹 시기 일시적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29년까지 성장률 자체는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2%대 중반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만성질환 치료제 등 의약품에서 팬데믹 이전 ‘사재기’ 현상, 팬데믹 후 정상화 등 수요 변동 패턴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국가는 2020년 말까지 사용량이 기준치로 회귀했지만,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지역은 의료 인프라 확장·고령화 인구 증가 요인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반면 북미, 유럽, 일본 등 고소득 국가는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지만, 뚜렷한 점프는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화된 의료 서비스와 이미 성숙된 시장 규모가 주요 배경이다. 아프리카, 중동 등 저소득권 국가의 의약품 사용량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1인당 의약품 사용량은 국내총생산(GDP)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고소득 국가의 사용량 우위 현상이 여전하다”면서 “인구수를 감안한 조정치로는 아프리카·중동·인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인당 사용량 증가가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세계적 의약품 수요 패턴 변화가 점진적 구조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지역별 성장세의 격차를 면밀히 살피며, 의료 접근성 확대와 경제성장 흐름이 시장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 구조 전환의 속도와 정책 대응이 앞으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