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출렁다리까지”…광명, 도시 속 자연과 문화의 경계가 흐려지다
요즘 광명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서울 근교의 지나치는 도시였던 광명, 하지만 지금은 동굴과 전통시장에서 자연과 문화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도심에서 만나는 동굴 여행은 이색적이다. 과거 폐광이었던 광명동굴은 황금 동굴, 아쿠아월드, 와인 동굴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사한다. 직접 암벽을 만지고 광산의 흔적을 따라 걷는 느낌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흥미롭다. SNS에서는 축축한 동굴 피부에 손을 대거나 빛 아래 와인잔을 들고 찍은 인증샷이 잦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선 버려진 물건이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체험 프로그램은 환경 교육과 창의 활동을 결합해 참가자에게 색다른 울림을 준다.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MZ세대부터 아이를 동반한 부모까지, ‘새로움을 만드는 경험’에 반응한다.
광명 전통시장은 더운 날엔 시원한 수박주스, 저녁 무렵엔 갓 튀긴 어묵 냄새로 길목을 채운다. 50년 넘는 세월만큼 상인들의 손맛과 정이 골목골목 살아 있고, 식재료부터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최근 ‘시장 투어’가 유행하면서 평일에도 젊은 방문객이 늘고 있다.
광명 스피돔과 시민체육관에선 아이들이 자전거 경기장 트랙을 돌고, 실내 시설에서 암벽 등반을 즐긴다. 안양천변 자전거길과 숲길을 걷는 사람들은 도심에서 가까운 자연 속에서 짧은 휴식을 찾는다고 표현한다. 특히 도덕산 출렁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짧지만 짜릿한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광명시는 최근 주말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전통시장과 동굴, 예술센터, 자연공간에 대한 재방문률 역시 상승세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가까운 곳에서 색다름을 찾는 게 요즘 여행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자주 갈 순 없지만 새로운 곳을 탐색하는 마음, 그 안에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소소한 모험심이 깃들어 있다는 해석도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주말마다 가족과 새로운 코스를 도전 중”, “아이랑 암벽장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체험이 다양하다”, “시장 통닭이 최고였다” 등 현장감 넘치는 반응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차마 멀리 떠날 수 없는 직장인에게 최고의 숨통”이라고 공감했다.
생활 반경 안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을 찾는 사람들. 광명의 여행지는 단순한 명소를 넘어 ‘가까운 일상 속 새로운 시도’ 자체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