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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 두 손에 들고, 파도 소리에 춤춘다”…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 해변의 여름을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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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 두 손에 들고, 파도 소리에 춤춘다”…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 해변의 여름을 깨우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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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여름이 오면 일부러 해변 축제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여름 바다는 그저 휴식의 장소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경험과 교류의 적극적인 무대로 자리잡았다. 속초해수욕장에 펼쳐진 ‘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 현장에서 마주친 풍경은 그 변화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다채로운 색깔의 물총을 들고 파도에 발을 담근 아이들, 둥근 음영을 따라 리듬을 타는 댄서들, 저녁 무렵 어디선가 흐르는 음악과 비치펍의 시원한 맥주, 그리고 휴가객 모두의 웃음소리가 해변을 가득 채운다.

 

실제로 이번 축제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부터, 지역만의 정서를 담은 공간, 친환경 체험과 로컬 푸드까지 손 닿는 곳마다 새로운 경험으로 채워졌다. 물총놀이처럼 몸으로 즐기는 놀이부터, 하와이안 훌라댄스와 청소년 스트릿 댄스 같은 퍼포먼스가 열린 무대를 중심으로 젊은 여행자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휴가지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는 한 참가자처럼, SNS 인증샷과 해변 인증글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는 요즘이다.

물총놀이부터 비치펍까지…‘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 강원 속초에서 열린다
물총놀이부터 비치펍까지…‘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 강원 속초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전국 해변 축제 방문객 수가 코로나 이전을 회복하며, 강원지역은 가족 단위 여행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업계는 속초처럼 해변과 도심의 경계에서 지역만의 푸드·공연·체험을 접목한 행사를 ‘여름 휴가 트렌드’의 새로운 흐름이라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를 ‘일상의 복원과 해방감의 만남’이라 부른다. 사회심리학자 전유진 씨는 “해변 축제의 본질은 바다가 주는 근원적 해방감에 지역과 세대가 어우러지는 경험의 가치에 있다”며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음식이나 음악을 접하면서 복잡했던 마음이 서서히 풀리는 것”이라 분석했다.

 

축제에 참여한 방문객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비치펍에서 맥주 한잔하며 파티 음악을 들으니, 이국적이고 자유로워서 좋았다”, “평소 아이들과 하기 힘든 물총놀이와 체험활동이 많아 가족 모두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등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즐긴 이야기가 이어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피로하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신나게 놀았다’, ‘해변에서 처음 친구들과 춤을 췄다’는 글들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속초 칠링비치페스티벌은 여름과 바다가 줄 수 있는 특별한 해방감에, 지역의 여유와 친환경적 실천이 더해져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로 남았다. 해변에서의 사소한 놀이와 한 잔의 맥주, 낯선 리듬과 음악이 어느새 삶의 리듬까지 바꾼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여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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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칠링비치페스티벌#속초해수욕장#비치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