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00 돌파 후 하락 전환”…외인·기관 매도세에 SK하이닉스 5%↓
코스피가 17일 장 초반 3,200선을 돌파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3,170선까지 하락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 부담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약세가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락이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국내 증시 구조를 다시금 반영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51% 내린 3,170.00을 기록했다. 장 초반 뉴욕증시 호조로 15.04포인트(0.47%) 오른 3,201.42까지 올랐으나 이내 하락 전환 후 낙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811억 원, 기관은 1,183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만 2,820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도 외국인이 1,870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서울 외환시장 기준)은 전일보다 2.3원 오른 1,38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선 나스닥종합지수가 0.25%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0.39% 하락) 약세가 국내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네덜란드 ASML이 관세 부담에 따른 실적 전망 하향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8% 급락한 점도 시장에 파급됐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삼성전자는 0.31% 내린 6만4,900원, SK하이닉스는 5.41% 급락한 28만 원에 거래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1.26%), LG에너지솔루션(0.16%)은 소폭 오름세, 현대차(-0.72%)는 하락했으며, KB금융은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업종별로는 유통(-0.87%), IT서비스(-0.16%), 증권(-0.28%) 등이 약세, 전기·가스(0.02%), 금속(0.15%), 보험(0.71%)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1.63포인트(0.20%) 내린 810.60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78억 원, 169억 원 순매도, 개인이 1,131억 원 순매수했다. 주요 종목 중 알테오젠(0.72%), HLB(0.19%), 펩트론(15.19%), 에코프로(0.98%)가 오름세, 에코프로비엠은 0.58% 하락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채 금리 부담과 ASML의 급락 여파로 약보합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상반기 주도주·정책주·소외주의 순환매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 및 글로벌 반도체 업종 흐름이 변동성 확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투자자들은 업종별 순환매와 주요 거시지표 변화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발표될 미 연준의 금리 결정 등 대외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