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영 환골탈태 복수의 질주”…태양을 삼킨 여자, 뒤바뀐 인연들→운명에 긴장감 증폭
진득하게 고인 세월의 상처마저 담담히 이겨낸 장신영의 눈빛,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도달한 정루시아라는 새 이름은 시청자 마음에 잔잔한 질문을 던졌다. ‘태양을 삼킨 여자’ 17회에서는 4년을 뛰어넘어 결연하게 돌아온 백설희의 얼굴이 화면을 채웠고, 그의 돌아옴은 인물들 간 팽팽한 긴장과 복잡다단한 인연의 실타래를 더욱 촘촘히 엮어냈다.
외로운 시간 속 단단히 무장했던 백설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딸아이를 지키고자 한다. 이미 오래전 비열한 재벌가와 마주섰고, 치열한 자기 안의 결심 끝에 억울한 희생을 강요한 민강유통 로열패밀리를 향한 복수를 다짐한다. 장신영이 맡은 백설희 캐릭터에는 홀로 세월을 견딘 어머니의 고독과, 흔들림 없는 분노, 참아온 슬픔이 그려졌다.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달라진 의지와 태도로 운명을 뒤엎으려 한다.

기억 저편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었던 문태경, 그리고 미국에서 25년 만에 돌아온 그의 등장 역시 복수의 서사에 불을 지핀다. 서하준이 연기하는 태경의 외로운 복수는 민강유통의 오래 묵은 비밀을 향해 있다. 윤아정이 분한 민경채와 오창석이 맡은 김선재, 그리고 전노민의 민두식, 이루다의 백미소 등 인물들 사이에는 환희와 갈등, 피할 수 없는 욕망과 상실이 밀물처럼 교차한다.
각기 다른 상처와 허기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서로의 운명을 뒤바꾸며, 삶의 전장이 된 가족과 기업 본가의 스토리는 뚜렷한 색채로 확장됐다. 복수를 시작한 백설희, 그리고 복원될 수 없는 과거를 품은 문태경, 무엇보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손에 쥐려는 민강유통 로열패밀리의 야심이 얽히면서, 시청률 4.3%라는 숫자보다 훨씬 더 묵직한 파동을 남겼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복수를 향한 처절한 의지와, 한 여인이 오롯이 딸을 위해 세상과 맞서는 이야기를 여러 인물의 관계망 안에 세밀하게 심어놓았다. 안이서, 손세빈, 박철민 등 조연진의 안정적인 연기를 토대로 정루시아, 백설희, 민경채, 문태경 등 주요 인물들은 자신만의 운명을 밟아나간다.
총 120부작으로 예정된 ‘태양을 삼킨 여자’는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