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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실내에서 만나는 하루의 쉼표”…과천의 전시·자연 여행지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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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실내에서 만나는 하루의 쉼표”…과천의 전시·자연 여행지 다시 본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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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천을 찾는 이들은 목적지가 조금 달라졌다. 기온이 오르고 흐린 하늘, 언제 내릴지 모를 소나기가 예보된 날이면 자연스레 ‘실내에서 여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야외보다 실내 쉼터를 택하는 풍경은 과거의 ‘무조건 야외 나들이’와는 사뭇 다르다.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은 지금 같은 날씨에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이다. 넓은 실내 전시장과 천체투영관, 로봇 체험 등 아이와 어른 모두가 몰입할 만한 프로그램이 쉼 없이 진행된다. 특히 체험형 콘텐츠는 아이들뿐 아니라 동행한 가족 모두에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된다. 한 엄마는 “아이와 함께 소나기를 피해 실내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생각보다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느꼈다.

사진 출처 = 서울대공원 식물원 제공
사진 출처 = 서울대공원 식물원 제공

숨어 있던 실내 자연 명소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공원 식물원에서는 선인장관, 열대식물관 등 초록빛 실내정원이 흐린 날씨의 적막함을 달래준다. 이날 아침, 한 방문객은 “장마철 식물원 나들이는 햇빛 걱정도, 더위 걱정도 잠시 덜 수 있어 안락하다”고 고백했다. 야외 동물원도 인접해 있지만, 오후에 예보된 소나기 소식에 실내 공간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 모습이 이어진다.

 

그런가 하면 오전 시간, 청계산 입구에서 매봉까지의 산림욕 걷기 코스는 강한 햇살이 없는 흐린 날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출근 전, 혹은 아이들과 짧게 숲을 걷고 내려오는 가족도 많다. 한편, 실내에서 조용히 책 읽으며 시간을 보내려는 ‘북카페형 여행’도 인기다. 과천시 정보과학도서관은 문화강좌, 전시, 북카페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 소나기를 피해 느긋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이런 변화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문화체험관·식물원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에, 전문가들은 “날씨에 맞춘 유연한 여행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전시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내와 숲을 오가는 일정’이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각광받는다고 표현했다.

 

커뮤니티에도 “요즘은 날씨 따라 실내외를 오가며 하루를 디자인한다”는 반응이 많다. “비 올 땐 미술관, 흐릴 땐 과학관, 맑을 땐 동물원 코스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말하는 거리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작은 날씨 변화에도 새로운 하루 일정이 만들어진다. 흐린 하늘 아래 실내 전시와 짧은 숲 산책을 오가는 여정은, 결국 우리 라이프스타일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징표다. 무더위와 소나기를 피해 고른 ‘내 방식의 하루’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나을 내일을 꿈꾼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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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국립과천과학관#서울대공원식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