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5승에 모든 것 건다”…이강철 감독, 전반기 승부수→kt 순위 싸움 흔들
경기장에 들어서는 이강철 감독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전반기 마지막 고비, 결국 승률 5할과 5승 이상의 분명한 목표가 선수단에 전달됐고, 치열한 순위 경쟁의 무게는 벤치 전체를 감쌌다. 그 집중력과 결의는 남은 4경기 마다 선수 개개인에게도 깊이 파고들었다.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맞대결에 앞서, 이강철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전반기에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승률 5할에서 5개는 지키고 전반기를 끝내면 좋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이날 kt는 43승 3무 39패 성적으로 6위에 올라 있다. 5위 SSG 랜더스와는 승차는 없으나 승률에서 근소하게 뒤져 있는 상황이고,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공동 3위와는 2경기 차로 경쟁이 치열하다.

kt의 전반기 일정은 이날 두산전과 다음 주 SSG와의 3연전으로 마무리된다. 남은 4경기에서 최소 2승 1무 1패를 거둬야만 승률 5할과 5승 이상의 목표에 닿게 된다. 이강철 감독은 “5할 승률에서 플러스 5까지 올라설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한 번만 넘으면 7승, 8승까지도 기대했지만 상대 외국인 선발 투수와 겹쳐 쉽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 내 외국인 에이스인 윌리암 쿠에바스가 올 시즌 3승 10패로 부진하자, 이강철 감독은 “정말 모르겠다. 괜찮다가도 어느 순간 흔들린다”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쿠에바스가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쉬고 싶다는 의견을 내, ‘아유, 쉬세요’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선발 등판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역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무리한 후 SSG전은 국내 투수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남았다.
이날 은퇴식을 앞둔 두산 김재호에 대한 존경도 빼놓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두산 코치 시절 1년 함께 해봤는데, 김재호는 후배들이 꼭 보고 배워야 할 선수”라며 “수비로 1군에 올라온 선수는 타격에서 밀려도 감독이 쓸 수밖에 없는 존재다. 노력으로 쌓인 내공이 레전드의 자리에 이르게 했다”고 평가했다. 김재호가 상대 팀일 때는 “수비가 너무 철벽이라 곤란할 정도였다”며 웃음을 덧붙이며 은퇴를 축하했다.
이강철 감독의 의지는 남은 4경기 앞에 선 선수들에게 확실한 목표의식과 긴장감을 심어줬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팬들 역시 승부와 기록, 그리고 선수단의 변화에 신중한 시선을 보냈다.
경기장의 숨소리, 벤치의 결의, 고참 선수의 마지막 인사를 그대로 품은 전반기의 끝. kt wiz의 순위 싸움은 이제 마지막 4경기, 작은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긴장감 속에 새 국면을 예고했다. 팀의 승부는 물론, 그들에게 보내는 팬들의 응원과 기대가 얼만큼의 에너지로 번질지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