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위 무명의 반란”…로이스 보아송, 안드레예바 제압→프랑스오픈 4강행
관중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변을 거듭한 이름 없는 신예는 마지막 순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그 순간, 프랑스오픈 코트 위의 감동이 프랑스 전역을 뜨겁게 물들였다.
프랑스 테니스의 무명 주자 로이스 보아송이 4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6위 미라 안드레예바를 2시간 8분 이어진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0(7-6 6-3)으로 꺾으며 준결승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경기 내내 보아송은 랭킹 361위라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홈 팬들을 등에 업은 그녀는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에서 7-6으로 승리해 흐름을 잡았다. 이어 2세트에서도 안드레예바의 조급함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6-3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이변의 차원을 넘어 메이저 본선 첫 진출자가 곧장 준결승까지 오르는 진귀한 기록으로 남았다. 1989년 모니카 셀레스, 제니퍼 캐프리아티에 이어 보아송이 메이저 데뷔 무대 준결승 진출자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1999년 마우레스모 이후 25년 만에 프랑스 선수로서 만 22세에 메이저 4강 무대를 밟는 기록을 추가했다.
경기 직후 보아송은 홈 관중들에 향한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응원을 받으며 경기하는 것은 대단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 있다”는 말로 뜨거운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오픈 경기장 곳곳에는 환호와 함께 눈물을 훔치는 팬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보아송은 앞서 16강에서는 세계 3위 페굴라까지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8강전에서 ‘10대 돌풍’ 안드레예바마저 넘어섰다. 프로필에 사진조차 없던 이름이 단숨에 파리의 주인공, 프랑스 테니스의 희망으로 부상했다.
보아송의 다음 상대는 세계 2위 코코 고프로 낙점됐다. 코코 고프는 매디슨 키스를 2-1로 제압하며 2년 연속 준결승 진출의 저력을 보여준다. 준결승은 프랑스오픈 12일차에 펼쳐진다.
이번 승리로 보아송은 상금 78만4천 달러를 받으며 커리어 전체 상금의 30배를 하루 만에 거머쥐었다. 이제 그녀는 한 경기만 더 이기면 프랑스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가슴 시린 패배와 뜨거운 환호, 까다로운 랭킹 경쟁을 이겨낸 마지막 걸음. 이름 모를 무명이 만들어낸 기적의 순간은 많은 이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이스 보아송과 코코 고프의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전은 대회 12일차에 펼쳐져, 프랑스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할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