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흙내음 속 소나기, 그리고 한여름 더위”…홍천, 장맛비 지나 본격 무더위 온다
라이프

“흙내음 속 소나기, 그리고 한여름 더위”…홍천, 장맛비 지나 본격 무더위 온다

권혁준 기자
입력

“요즘 날씨에 우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7월의 비가 여행자를 방해한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흐린 하늘과 소나기가 홍천의 일상이 됐다.”

 

홍천의 7월 중순, 어느새 계절은 장마와 본격적인 더위의 경계에 들어섰다. 오늘(14일) 이른 아침, 울창한 나무 아래를 걷던 이수정(41)씨는 스마트폰에 울린 기상 알람에 미소를 지었다. “오늘 또 비네. 이제는 구름 낀 하늘이 오히려 익숙하다”고 느꼈다. SNS에는 ‘#홍천소나기’ 해시태그가 쏟아지고, 장우산과 아쿠아슈즈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당황하기보다, 오히려 비 오는 길을 빗물 튀김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4일부터 18일까지 홍천에는 강수 확률 80%의 소나기가 간간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흐리고 습한 날씨 뒤, 19일부터는 기온이 3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낮은 구름과 빗소리에 잠시 숨 고르던 공기는, 고온다습한 무더위로 일순간 바뀔 예정이다. 계절의 리듬이 하루하루 극적으로 변하는 셈이다.

 

기상 전문가는 “요즘은 장마철에도 소나기가 짧고 강하게 내리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비와 더위가 번갈아 오면서 일상의 리듬도 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홍천에서는 실내 운동시설, 북카페, 산책로 쉼터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분석이다. 한 카페 운영자는 “장맛비와 더위의 경계에서 사람들이 잠시라도 시원한 공간에서 휴식을 찾는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장마에 나르는 흙냄새가 좋아졌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우산 챙기는 게 습관” 등, 홍천 사람들은 변화무쌍한 날씨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이는 저녁 무렵, 처마 밑에서 지나가는 비구름을 바라보며 소소한 여유를 만끽했다.

 

올 여름, 홍천의 사람들은 땀과 빗방울에 적셔진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를 찾고 있다. 장맛비의 습기,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여름 더위까지―작고 사소한 날씨의 변화가 우리의 여름 풍경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홍천#소나기#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