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 울음 삼킨 분노”…거제 개학대 군인 사건→특전사 신념 흔들리다
박군의 목소리는 분노와 허탈이 교차하는 진솔한 울림이었다. 초여름 새벽의 정적을 깨고, 트로트 가수로서의 밝은 미소 너머 특전사로 살아온 지난 날의 사명감이 번졌다. 짙은 눈빛으로 전한 박군의 한 마디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상처 입은 생명과 그 곁을 지키려는 마음까지 아리게 비쳤다.
트로트 가수 박군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거제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개 학대 소식을 전하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박군이 언급한 사건은 8일 경상남도 거제의 한 식당 마당에서 20대 남성 세 명이 비비탄 총을 무차별적으로 쏘아 네 마리의 개를 공격한 일로, 이로 인해 한 마리가 끝내 숨졌고 두 마리는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더 큰 놀라움을 자아낸 것은 가해자 가운데 두 명이 현직 해병대 군인임이 밝혀진 점이다. 이들은 술에 취해 손을 물렸다는 이유로 분노한 나머지 사정을 헤아릴 여지도 없이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진술해 사회적인 공분을 샀다.

박군은 직접 이 사건을 인용, “와 C 욕도 아까운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통렬한 분노와 아픔을 함께 토해냈다. 트로트 무대 위에서 느꼈던 순수한 사랑과 감동의 결이 이번만큼은 붉은 분노와 씁쓸함으로 뒤바뀐 순간이었다. 박군은 특전사 부사관으로 15년을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군인 신분으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절대적인 책임을 강조했다. 현재 가해자인 군인 두 명은 군부대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민간인 한 명 역시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누구보다 군인의 책임과 국민 앞에 선 도리를 잘 알고 있기에, 박군의 울림은 더욱 무거웠다. 단순히 대중의 분노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 사회가 생명과 책임 앞에서 지켜야 할 최저선이 어디인지를 되묻는 듯했다. 고통스러운 기억과 상처를 남긴 사건이지만, 박군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사회적 경각심이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박군은 특전사 상사로 전역하기까지 15년간 국방의 의무를 다했고, 트로트 가수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군인의 신념, 책임감은 각종 사회문제 앞에서도 더욱 또렷해진다. 거제 개 학대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박군의 SNS를 통해 공감과 지지를 보냈으며, 대중은 이번 사건이 무거운 아픔을 남겼지만 끝없는 책임의 목소리로 쌓여가길 소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