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폭등한 KRX증권지수…증권주 대선 효과 속 빚투 급증→종목별 양극화 예고
2025년 상반기, 증권업계 지형도에 섬광 같은 변화가 펼쳐졌다. KRX증권지수는 1월 초부터 6월 5일까지 58.6%나 오르며, 올 들어 국내 업종지수 중 가장 대담한 상승곡선을 그려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7.2%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되며, 증권업종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증시 부양을 약속한 새 정부 출범과 대선 조기 실시, 이재명 대통령의 지속적인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는 투자심리에 깊은 파장을 남겼다. 미국발 관세 갈등,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이 금융업종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는 가운데, 증권주가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빛을 발했다.

이 흐름의 한복판,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며 시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합인포맥스 제공 자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억9천만 원에서 113억6천만 원으로 1년 새 다섯 배 불어났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58억 원에서 275억8천만 원으로 껑충 뛰었고, 대신증권은 10억2천만 원에서 34억5천만 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증권과 DB증권 등에서도 410%, 274%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이 포착됐다.
거대한 상승세 이면에는 대선 시기 투자자들의 기대가 포개진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열렸던 그해, 증권업종은 석 달간 22.6%라는 고수익을 기록한 바 있다. 새 정부의 수요 진작책, 국채금리 안정과 같은 온화한 정책 신호 속에서, 이번에도 비슷한 서사구조가 반복됐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이 언제나 일정한 곡선을 그리지는 않는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증권사별로 주가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이라 내다봤다. 상반기 급등세가 주춤하는 동시에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며 실적 모멘텀은 축소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형 비은행 증권사 중심의 선택적 강세를 전망하며,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차선호주로 꼽았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한국금융지주의 안정된 펀더멘털과 대규모 운용능력을 강조했다. 동시에 하반기 발행어음 사업 인가 기대감에 삼성증권에도 주목했다.
증권주를 둘러싼 대규모 빚투는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부담과 함께, 주가의 양극화를 경고한다. 7월 이후 과도해진 기대심리가 채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제 증권주 투자자는 각 기업의 자본 건전성과 실적 흐름까지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더욱 커졌다.
경제의 물결이 출렁이고 거대한 자본이 방향을 잡아가는 변화의 기로에서, 투자자들은 과감한 선택과 신중한 분별을 동시에 요청받는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장에서 온기와 냉기가 함께 흐르는 이 시절, 시장의 움직임과 정책 변화, 각 기업의 체력을 세밀히 읽어내려는 태도의 중요성이 새삼 커지고 있다. 6월 말로 예고된 국내외 주요 금리 결정, 정부의 증시 정책 후속 발표도 투자자들은 예의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