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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3), 현대미술 더하다”…낫싱, 디자인 차별화로 스마트폰 시장 흔든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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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신을 내세운 영국 테크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스마트폰 시장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던졌다. 낫싱의 플래그십 신제품 ‘폰(3)’은 현대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외형과 한층 진화된 후면 LED 인터페이스 ‘글리프 매트릭스’로, 성능 일변도의 시장에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안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이 삼성전자, 애플이 양분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낫싱은 폰(3)의 카메라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직렬·삼각형 배열이 아닌 ‘삼열 레이아웃’을 도입했다. 이는 현대 건축 양식을 모티브로, 3개의 카메라 렌즈가 기기 후면에 자유롭게 배치돼 정형화된 형태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 후면의 투명 소재와 기하학적 구조, 그리고 내부 회로가 노출된 디자인은 낫싱 브랜드만의 감성을 강조하는 전략적 요소로 해석된다.

이번 폰(3)의 기술적 핵심은 ‘글리프 매트릭스’에 있다. 총 489개 마이크로 LED로 이뤄진 이 후면 미니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알림 표시 기능을 넘어서, 시간 확인, 개별 앱 알림, 픽셀 아트 아이콘 구현 등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이지 않게 내려놓아도 텍스트·아이콘·진동 패턴 조합으로 주요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물리적 터치 버튼을 추가해, LED 매트릭스를 시계·배터리 잔량·미니게임 등 인터랙티브한 도구 세트로 활용하도록 했다. 기존 대비 18% 얇아진 1.87mm 초박형 베젤은 전체 실루엣을 한층 세련되게 만든다.

 

이처럼 폰(3)은 최신 칩셋(퀄컴 스냅드래곤 8s 4세대) 탑재와 카메라 성능 강화라는 ‘기준치’ 이상의 스펙을 제공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차별적 경험과 감성’을 전달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업체 측은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스마트폰의 외형과 경험도 비슷해진 현실에서, 폰(3)은 기술을 다시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경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해답”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획일화된 분위기에서 ‘제3의 선택지’ 혹은 세컨드폰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가격(109만9000원) 책정과, 글로벌 하이엔드 모델 수준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AP 성능 등은 시장 확장에 변수로 남는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실험적 디자인 스마트폰 출시가 있었으나, 애플·삼성의 브랜드 파워와 기능 표준화가 시장을 견고하게 지배하고 있다.

 

모바일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마트폰이 디자인과 감성으로 다시 다양성을 꾀하는 첫 움직임”이라며 “성능 중심 경쟁 구도 속에서 폰(3) 같은 콘셉트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낫싱의 행보가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산업계는 기술과 개성, 사용자 경험의 균형이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 재편을 이끌 관건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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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싱#폰3#글리프매트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