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 유적, 인류의 경고”…캄보디아 3곳 세계유산 등재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 시절 고문과 처형이 자행됐던 대표적 현장 세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투옹슬렝 대학살박물관(S-21)과 M-13 교도소, 초응엑 집단무덤이 포함됐다.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약 4년간 캄보디아를 지배한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는 기아, 고문, 대량 처형 등으로 약 170만 명이 희생됐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정권 붕괴 50주년을 맞아 이뤄졌으며, 관련 유적지들은 대규모 인권 침해의 흔적을 생생히 전하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투옹슬렝 대학살박물관은 수도 프놈펜에 위치해 있으며, 원래 고등학교였으나 S-21 감옥으로 사용돼 약 1만5000명의 고문 피해자가 발생했다. 캄퐁츠낭주에 있는 M-13 교도소는 크메르루주 초기의 주요 수용소로, 대학살의 구조적 양상을 보여준다. 또한 프놈펜 남쪽 15km에 자리한 초응엑 집단무덤은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가 처형된 장소로, 영화 ‘킬링필드’의 실제 촬영지이기도 하다.
훈 마네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 유산 등재가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는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문서센터 유크 창 사무총장은 “아직도 캄보디아는 그 상처와 씨름 중이지만, 이번 결정은 교육과 치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등재로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 프레아 비헤아르, 삼보 프레이 쿡, 코 케르 등을 포함해 총 7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대학살의 어두운 역사를 남기는 동시에 인류 전체가 기억해야 할 경고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등재를 계기로 현지 시민사회와 교육기관에서는 집단학살의 역사적 교훈 전달과 피해자 존엄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 인권 침해의 반복을 막기 위한 국제적 사회의 경계도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