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00선 장중 붕괴”…AI·원전주 급락에 사흘 연속 약세
코스피가 20일 미국 기술주 부진과 통화정책 경계감 여파로 전장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마감했다. 장중 3,100선이 무너지며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간 가운데, 원전·AI주 중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주요 주도주의 급락과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심리 위축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2,330억 원, 개인 3,925억 원 순매도가 집계됐다. 기관은 5,1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외국인 역시 장 초반 매수 우위였다가 오후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 파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80억 원 규모로 매도를 보였다.

환율 불안도 부담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8.4원으로 전일보다 7.5원 올랐다. 해외 요인으로는 전일 뉴욕증시에서 AI 관련 기술주가 하락한 데다, 8월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의 연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 전반을 짓눌렀다.
기획재정부 구윤철 부총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발언도 국내 증시 기대심리를 둔화시켰다. 구 부총리가 국회에서 “PBR이 10 수준”이라고 답했으나 실질 수치는 1배 안팎에 그치면서 투자자 불신이 확산됐다.
종목별로는 ’NAVER’(-1.77%), ’엔씨소프트’(-3.43%) 등 대형 기술주가 약세였고, ’카카오페이’(-4.74%) 등 핀테크주도 하락했다. 반면 ‘카카오’는 장중 반등에 힘입어 0.15% 올랐다. 반도체 업종에선 ‘삼성전자’가 0.71% 상승, ‘SK하이닉스’는 2.85% 하락했다.
원자력 테마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한전KPS’(-2.21%), ‘한전기술’(-3.65%), ‘한신기계’, ‘우리기술’(-3%대) 등이 약세였고, ‘한국전력’은 전일 급락 후 0.40% 반등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1.69%), ‘삼성바이오로직스’(-0.49%), ‘현대차’(-0.68%)가 하락했다. ‘기아’(1.06%), ‘KB금융’(0.67%) 등 일부 금융·자동차주는 오름세였다.
업종별로 기계·장비(-2.52%), 의료·정밀기기(-1.57%), 건설(-2.02%), 증권(-1.93%) 등이 약세였으나, 전기·가스(0.13%), 섬유·의류(0.40%), 보험(0.07%) 등은 소폭 상승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주도주 약세와 원전주 부진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으며, 정부 당국자의 증시 관련 신뢰도 저하성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잭슨홀 미팅 등 주요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지수는 전일 대비 10.35포인트(1.31%) 내린 777.61에 마감했다. 외국인(425억 원), 기관(855억 원) 동반 매도세였으며, 개인(1,572억 원)이 매수에 나섰다. 대형주 ‘알테오젠’(-1.41%), ‘에코프로비엠’(-1.29%), ‘에코프로’(-2.48%) 등이 하락한 반면, ‘펩트론’은 3.32%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1조5,844억 원, 코스닥은 4조9,904억 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6조7,429억 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잭슨홀 미팅과 연준 금리정책, 국내외 변동성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경제환경과 주요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