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벽에 막혔다”…안세영, 코리아오픈 결승전 0-2 패→준우승의 아쉬움
수원체육관에 내린 가을비 속에서도 관중석은 열기로 가득했다. 손에 응원봉을 든 3천여 관중이 환호를 보내던 순간, 안세영이 결연한 표정으로 코트에 올라섰다. 매서운 시선과 다짐에 가득 찬 움직임. 하지만 결승의 무대는 안세영에게 쉽지 않은 벽이었다. 야마구치 아카네의 노련함과 연속 공격이 경기장을 지배했고, 안세영은 한참만에 자신의 리듬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2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렸다. 안세영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정상 자리를 두고 맞섰다. 경기 초반 2-2 동점에서 연이어 나온 실수가 주도권을 내주는 계기가 됐고, 17-17까지 접전 끝에 결정적 공격이 빗나가며 18-21로 첫 게임을 내줬다.

이어진 2게임에서도 안세영은 경기 내내 리드를 잡지 못했다. 야마구치의 빠른 네트 플레이와 강한 스매시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점수는 격차를 벌리며 13-21, 세트스코어 0-2. 마지막까지 라켓을 짚은 채 숨을 고르는 안세영의 모습에서 결승전의 무게가 느껴졌다.
앞서 안세영은 야마구치와의 최근 3경기에서 연승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맞대결 전적은 14승 15패가 됐다. 2022년과 2023년 코리아오픈을 연속 우승하며 대회를 대표하는 얼굴로 떠올랐지만, 올해는 8번째 정상 도전이 결승에서 멈췄다. 결승 진출을 앞두고 세계 상위권 선수들이 불참한 점도 안세영의 부담을 더했다. 하지만 패배에 고개를 떨군 안세영을 향한 관중들은 따뜻한 박수로 위로를 보냈다.
함께 호흡한 관중들의 목소리, 그리고 무대를 함께한 순간들은 준우승의 아쉬움마저 특별하게 만들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