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까지 올라 더 숨막힌다”…삼척의 폭염 속 꿉꿉한 일상
요즘 삼척에선 ‘더위에 무거워진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에어컨 없는 저녁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선풍기 바람도 버텨내기 힘든 무더위가 일상이 됐다.
3일 오후 삼척 지역은 해가 저물 때까지 흐린 하늘 밑, 30도를 넘나드는 더운 공기가 이어졌다.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기온은 30~31도에 달했고, 습도도 60% 가까이 유지됐다. 이런 날씨에 마트나 편의점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짧은 ‘피서’를 하는 풍경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동네 카페 주인 박은진 씨는 “에어컨을 2단으로 돌려도 미지근한 열기가 돈다. 하루 종일 시민분들이 카페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버티는 분위기”라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저녁 8시 이후에도 기온은 28도를 밑돌지 않으며, 밤 11시에는 습도가 70%에 달할 전망이다.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높게 느껴지고, 잠들기까지 공기는 점점 눅눅해진다. 그만큼 밤잠을 설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기후적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폭염 경고가 이어질 땐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작은 선풍기나 냉수마찰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문제는 습도. 습도가 오를수록 땀 증발이 어렵고, 불쾌감이 배가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밤에도 시원한 바람이 한 점 없다”, “이러다 삼계탕이 아니라 내가 익겠다”는 등 시민들 사이에선 더위와 씨름하며 ‘이열치열’식 농담도 오간다. SNS에는 얼음물 발을 담그는 법, 양파를 머리맡에 두는 전통 구전 꿀팁, 하루 10분 산책의 미니 피로회복 등 생활 속 적응법이 공유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계절은 늘 반복되지만, 올여름 삼척 사람들의 하루는 분명 작년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